30일 각각 사업설명회 갖고 ‘1호 인터넷은행’ 출사표
카카오 “카톡 이용한 모바일 은행에 중점”
K뱅크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 적극 활용”
치열한 경쟁 끝에 금융당국의 예비인가를 따 낸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이하 카카오은행)과 K뱅크 컨소시엄(이하 K뱅크)이 30일 각각 사업설명회를 갖고 ‘대한민국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 되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양측은 인터넷은행이란 공통분모 속에서도 나름의 강점을 내세우며 차별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공히 “내년 하반기 중 출범”과 “3년 내 흑자 전환” 목표를 내걸며 성공적인 안착을 다짐하고 있다.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두 컨소시엄은 모두 ▦중금리대출 확대와 ▦디지털 이자 지급을 주요 사업으로 제시했다. 모바일ㆍ온라인 기반의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금융권의 신용평가시스템을 혁신하고, 참여사들이 보유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모티콘, 음원, 최신 영화 VOD 등을 이자 콘텐츠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에선 뚜렷한 차별성을 보였다. 카카오은행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한 모바일 은행에 사업 모델의 방점을 찍었다.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대화하듯이 쉽게 송금하거나 관리비를 내고, 단체방에서 공동통장을 만들어 회비 관리를 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컨소시엄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 이용우 인터넷TF팀장은 “기업금융은 하지 않겠다”며 소매금융과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집중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SGI서울보증보험의 도움을 받아 내놓는 소규모ㆍ단기 전월세 보증금 담보대출도 시행한다.
반면 K뱅크는 편의점(GS리테일), 공중전화 부스(KT), 은행 지점(우리은행) 등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채널을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전환해 고객과의 접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은행의 ‘모바일’ 전략과는 사뭇 다르다. 컨소시엄 구성 업체에서 발생하는 연간 60억건의 방대한 데이터도 강점이다.
다만 시장엔 아직 인터넷은행의 파괴력에 신중한 시각이 많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장 산업자본의 지분을 늘리는 은행법 개정 여부가 불투명하고, 향후 보안이나 기술혁신이 얼마나 해결될 지도 변수”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결과에 관련 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장 초반 12.83%까지 급등했던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3.88% 오른 1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뱅크를 이끄는 KT는 0.50% 올랐다. 특히 모바일리더(29.88%), 다날(7.83%) 등 보안ㆍ인증 관련 주를 비롯한 중소형 업체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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