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에게 진짜 일이 터졌다.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2'(진짜 사나이2)가 일본 군가를 그대로 안방극장에 튼 것도 모자라 출연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전국민에게 노출시켰다.
'진짜 사나이2'는 29일 방송에서 일본 군가로 알려진 군함행진곡을 방송 초반에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이 곡은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대표 군가다. 일제강점기 전시동원 집회, 징용, 징병 때마다 연주됐던 곡이다. 현재도 일본 극우단체의 집회 배경음악으로 쓰이고 있을 정도다.
반일감정이 어느 때보다 거센 시점에서 하필 이 곡을 선정한 것에 어떠한 비난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더욱이 국가 안보와 관련한 프로그램에서 부적절한 배경음악 선곡으로 시청자들을 신경을 건드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전파를 탄 해병대 특집편의 출연자 배우 이이경의 주민등록번호가 숫자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안방극장에 나갔다. 이이경이 훈련 불참 경위서를 작성하는 모습이 보여지면서 주민등록번호가 미처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고 본방송됐다.
'진짜 사나이2' 제작진은 방송 직후 부랴부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사과했다. 또 해당 방송분의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제작진 측은 "부주의로 부적절한 배경 음악이 방송되고, 또한 이이경씨의 주민등록번호가 모자이크 처리가 안된 상태에서 잠시나마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들과 이이경씨, 군 관계자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짜 사나이2' 제작진의 긴급한 사과에도 불구, 비난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게시판과 커뮤니티를 통해 제작진의 안일함을 질타했다. 시청자들 대부분은 '단순 부주의로 넘길 수 없다' '폐지가 답이다'는 격한 입장을 남겼다.
사안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는 심의 안건에 상정하기로 했다. 방통심의위는 '진짜 사나이2'의 일본 군가 배경음악 삽입과 주민등록번호 공개는 안건을 상정하고 심의를 통해 제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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