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스타일’의 성공이 부담돼 강남에도 안 가요.”
12월 1일 7집 ‘칠집싸이다’ 공개를 하루 앞두고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르 가진 가수 싸이(38·박재상)가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이후 느끼는 부담감을 이같이 털어놨다. 그의 말대로 2012년 7월 15일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 6갑(甲)’ 이후 싸이가 새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3년 5개월이 걸렸다. 그는 “우등생이 공부가 제일 쉬워요 하듯 곡 쓰는 게 굉장히 쉬운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렇게 쓰면 강남스타일보다 못할 텐데’ 혹은 ‘이렇게 쓰면 외국 분들이 못 알아들을 텐데’라며 머릿속에 많아진 사공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싸이는 오래도록 초심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초심이 뭔지 모르겠더라”는 그는 “고민 끝에 내가 찾은 답은 ‘새’를 내놨을 때처럼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서 딴따라가 된 나를 찾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혼란을 정리한 싸이는 ‘나팔바지’와 ‘대디(Daddy)’란 곡을 더블타이틀곡으로 내세워 팬들 앞에 선다. 그는 “‘나팔바지’는 내수용이고, ‘대디’는 수출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1960~70년대의 추억으로 공감을 살 수 있는 ‘나팔바지’를, 해외에선 ‘대디’란 곡에 힘을 실어 두 가지 전략으로 새 앨범 활동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날 처음 공개한 뮤직비디오에서 ‘나팔바지’는 1960~70년대 복고풍의 펑키한 멜로디에 허슬을 추는 안무가 중독성을 자아냈다. 싸이는“DJ DOC에게 줬던 ‘나 이런 사람이야’와 비슷한 느낌의 복고 댄스 음악으로 예전부터 활동하고 싶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대디’는 강렬한 비트에 ‘아이 갓 잇 프롬 마이 대디’란 후렴구가 반복돼 흥을 더했다. 그는 “‘강남스타일’로 ‘난 여전히 마돈나의 친구야’라고 생각하며 한창 중원에서의 푸른 꿈에 부풀어 있던 지난해 만든 곡”이라며 “그런데 곡을 마무리 짓는데 19개월이나 걸렸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싸이의 7집은 초호화 피처링 군단을 자랑한다. 2NE1 멤버인 씨엘, JYJ 김준수, 래퍼 자이언티를 비롯해 세계적인 힙합그룹 블랙아이드피스 리더인 윌 아이엠, 영국 유명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도 싸이의 앨범에 힘을 보탰다. 에드시런의 ‘싱’을 리메이크한 싸이는 “에드 시런이 나와 주점에서 놀았던 기억을 모티브로 ‘싱’을 만들어 이에 대한 답 차원에서 함께 작업했다”라고 설명했다. 싸이가 가장 애정이 가는 곳으로 꼽은 것은 전인권과 함께 부른 ‘좋은 날이 올 거야’다. 그는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음악인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며 “상처를 낫게 하는 연고 같은 음악”이라고 자부했다.
“싱글은 분식이라면 정규 음반은 정식”이라고 설명한 싸이는 “이번 앨범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상차림이니 꼭 전곡 듣기를 추천드린다”는 부탁도 했다.
이번 신곡으로 빌보드 1위의 욕심을 묻는 질문에 싸이는 “턱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강남스타일’ 같은 기적이 계속 일어나리라는 기대는 안 하고, K팝 가수가 해외에서 낸 성적 정도를 기대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싸이는 12월 2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5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신곡들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같은 달 24~26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 콘서트 ‘올나잇 스탠드’를 열고 관객들과 만난다. 싸이는 이번 7집 활동은 국내 활동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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