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11월 30일
마이클 잭슨(Michael Joseph Jacson, 1958~2009)의 전설적 음반 ‘스릴러 Thriller’가 1982년 11월 30일 에픽레코드를 통해 발매됐다. 디스코 락 R&B 펑크 등 9곡이 수록된 이 음반의 러닝타임은 42분 19초. 하지만 ‘스릴러’는 남긴 사연들만 읊조려도 42분을 넘길 만큼 거대한 기념비가 됐다.
우선 ‘스릴러’의 기록부터 가히 스릴링(thrilling)하다. 음반 판매량이 6,800만 장으로 역대 ‘최다 판매 앨범 리스트’ 부동의 1위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빌보드 앨범 200에서 37주 동안 1위를 차지했고, 잭슨이 작사ㆍ작곡한 두 곡 ‘Billie Jean’과 ‘Beat It’은 빌보드 핫100 차트 정상에 잇달아 등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9곡 중 7개 싱글이 탑 10에 오르기도 했다. 84년 그래미상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올해의 앨범’ 부문을 포함 8개 부문을 수상, 최다 노미네이트ㆍ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싱글 ‘Thriller’의 14분짜리 대작 뮤직비디오는 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아, 뮤직비디오로는 유일하게 미 국회도서관 기록보관소(Library of Congress National Registry)에 보관돼 있다.
1983년 ‘잭슨파이브’ 시절 친정 격인 모타운레코드사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빌리 진’을 부르며 선뵌 ‘문 워크 Moon Walk’는 세계적인 흉내내기 붐을 일으켰고, 84년 낸시 레이건 당시 영부인의 마약퇴치 캠페인 ‘Just Say No’에 ‘Beat it’ 음원을 무상으로 사용토록 하기도 했다.
‘스릴러’는 흑인 뮤지션과 흑인 음악의 위상을 가장 크게 도약시킨 주역이었다. 로큰롤 중심ㆍ백인 중심 편성으로 악명 높던 MTV(81년 8월 창립)가 잭슨의 ‘Beat it’ 뮤직비디오에 콧대를 꺾은 일화는 유명하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인종 차별적인 수많은 라디오와 케이블 방송들도 ‘스릴러’ 이후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릴러’의 성공은 가수 마이클 잭슨의 삶에서도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이후 그는 인권ㆍ환경ㆍ평화 등 진보적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는 데 열정적으로 앞장섰다. 85년 아프리카 기아 구제를 위해 라이어널 리치(Lionel Richie)와 만든 싱글 ‘We are the World’은 1,400만 장이 팔렸고, 수익금 전액은 당연히 구호활동에 기부됐다.
86년 한 타블로이드 신문이 ‘늙지 않기 위해 산소 체임버에서 잔다’는 설을 보도하면서부터 시작된 유명세, 즉 피부색, 성정체성, 성형중독설 논란 등의 악성 보도들, 90년대 불거진 2건의 아동 성추행 혐의와 재판과 무죄 판결, 두 차례 결혼과 이혼 등으로 그의 이름은 음악 바깥에서 더 자주 언급됐다. 잭슨은 숨지기 전까지 멋진 공연과 음반으로 음악활동을 이어갔지만 자신의 네버랜드에 칩거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친구였던 퀸시 존스 등은 잭슨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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