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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Headline Grammar (기사 제목의 시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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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Headline Grammar (기사 제목의 시제 문제)

입력
2015.11.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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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IBM이 PC사업을 접는다는 뉴스가 있었다. 당시 기사 제목은 ‘IBM stops selling personal computers - future of PC industry in doubt!’이었다. 내용상 ‘IBM will stop selling PCs’가 맞지만 제목에서는 ‘stops selling’으로 나왔다. 소위 headline English라고 불리는 제목의 시제 불일치 문제가 그대로 나타난 경우다.

얼마 전 Yahoo News에서는 Ford 자동차가 특정 air bag 방식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제목은 ⑴‘Ford stops using ABC air bag inflators in future vehicles’이었지만 분명 미래시제이다. 이 문장을 뒤집어 보면 ‘앞으로의 자동차에서는 ~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현재로서는 그대로 사용 중이라는 의미도 된다. 그렇다고 ⑵‘Will stop using ~’처럼 표기하면 ‘미래에 ~하지 않을 것이다’는 추정을 강조할 뿐 그런 결단을 내렸다는 의미가 퇴색된다. 가장 완벽한 문장은 ⑶‘Ford has decided to stop using ~’이 되어야 하는데 제목은 간단 명료해야 하므로 제목이 되지 못한다.

⑴은 결정이 난 것이고 ⑵는 미래 실현의 추정으로 ‘Ford to stop using~’과 똑같은 의미인 ‘will stop~’보다는 부정사 형태의 ‘Ford to stop using~’이 제목에서 더 많이 쓰인다. 언론의 탈문법 표기가 문제가 될 때마다 농담조로 ‘제목도 인쇄기가 프린트한다’(Headlines are frequently written by printers)라고 말한다. 물론 정확한 말은 ‘Headlines are written by editors’가 옳고 그런 제목 또한 편집자가 쓰는 것인데 압축 단순 표기의 headline의 비문법성은 여전히 문법 문제로 논쟁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신문 잡지의 제목에서 유독 비문법적이거나 탈문법 요소가 자주 나오는 것은 ‘생략형의 짧은 문구로 이목을 끌어야 하는’ headline의 목적 때문이다. 심지어 ‘Korea signs a pact with China’ ‘Obama wins presidential election’의 기사 제목도 이미 실현된 내용이었는데 현재 시제로 표기한 사례다. 현실성의 강조는 게임을 할 때도 쓰이는데 ‘You win’ ‘I lose’처럼 말한다. 이미 승자와 패자가 결정 났음에도 ‘You won’이라고 말하면 당신이 이겼다는 과거 얘기일 뿐 지금의 진술은 아니라는 의미가 강조되기 때문에 ‘You win’처럼 말한다. 현재 시제의 역동성이 시제 일치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 저명 인사가 사망한 기사에서도 ‘Y passed away’(Y가 돌아가셨다)처럼 과거 시제를 쓰지 않고 ‘Y passes away’처럼 묘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News’는 글자 그대로 new이어야 하고 현재성을 강조해야 뉴스 가치가 있어 보인다. 뉴스 기사는 사람끼리의 대화가 아니라 항상 ‘지금 현재’를 강조하는 운명적 특성이 있고 그런 특징이 기사 제목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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