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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문화사 새로 쓴 젓가락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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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문화사 새로 쓴 젓가락페스티벌

입력
2015.11.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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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젓가락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관 앞에 설치된 젓가락조형물이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내자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다. 배 모양의 이 조형물은 고려가요 '동동'에 젓가락 재료로 나오는 분디나무가 골격을 이루고 아랫부분에 가느다란 쇠젓가락 수백개가 매달려있다. 바람이 불면 배가 조금씩 흔들리며 쇠젓가락들이 청량한 소리를 낸다. 동아시아문화도시청주 조직위 제공.
29일 젓가락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관 앞에 설치된 젓가락조형물이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내자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다. 배 모양의 이 조형물은 고려가요 '동동'에 젓가락 재료로 나오는 분디나무가 골격을 이루고 아랫부분에 가느다란 쇠젓가락 수백개가 매달려있다. 바람이 불면 배가 조금씩 흔들리며 쇠젓가락들이 청량한 소리를 낸다. 동아시아문화도시청주 조직위 제공.

젓가락문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탄력

청주 특유 문화상품 개발, 음악ㆍ음식ㆍ생명문화 사업 확산

시민 참여와 재능기부로 더 빛나…세계인 축제로 매년 개최키로

충북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젓가락페스티벌’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면서 젓가락문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29일 동아시아문화도시청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젓가락페스티벌 학술회의에 참가한 청주시, 중국 칭다오시, 일본 니가타시 등 한ㆍ중ㆍ일 3국 동아시아문화도시가 공동으로 젓가락문화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 협의체를 꾸려 3국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작업에 함께 나설 수 있도록 협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이들은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3국 문화장관 회의에서 젓가락문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주요 의제로 삼아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또 나라별로 젓가락문화를 연구하고 체계화하는 작업도 병행키로 했다.

변광섭 동아시아문화도시청주 사무국장은 “3국 공통 문화원형인 젓가락을 통해 동질성을 찾고 상생하자는 취지에 3국 정부가 모두 공감하고 있어 문화장관 회의 의제 설정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3국 정부가 합심하면 세계문화유산 등재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젓가락문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는 국제젓가락문화협회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1998년 설립된 이 협회는 이번 젓가락페스티벌에 7개 회원국 관계자 전원이 참석, 젓가락문화의 세계화 방안 등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이 협회 우라타니 회장은 “어느 나라의 젓가락이 오래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젓가락문화라는 공통성 속에서 각국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는 협력의 시대를 열기 위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젓가락페스티벌이 젓가락문화를 널리 알리고 세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젓가락페스티벌은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선포한 것부터 나라 안팎에서 큰 관심을 끌어냈다.

NHK가 젓가락페스티벌의 주요 내용을 세계 150여 지역에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영했다. 중국과 일본 주요 매체들도 페스티벌의 내용과 취지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취재차 방문한 외신 관계자들은 최근 서양에서 젓가락문화가 상생과 생명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을 얘기하며 “젓가락을 소재로 한 것 자체가 이슈다. 청주시가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젓가락페스티벌은 내용면에서도 알찬 성과를 올리고 있다. 주요 행사와 학술회의에는 세계 각국에서 학계 등 전문가와 관광객 수 천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청주백제유물전시관에 마련한 젓가락특별전에는 하루 평균 1,000여명의 관객이 찾고 있다. 이 특별전에는 전통 유물부터 현재 창작품까지 한ㆍ중ㆍ일 3국의 진귀한 젓가락 1,000여점이 전시돼있다.

젓가락페스티벌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재능기부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젓가락질 도사를 뽑는 젓가락경연대회에는 유치원 어린이부터 시민ㆍ사회단체, 주민자치센터, 기업체 등이 총망라해 참가했다. 일부 동호인들은 젓가락 거리장터를 만들기도 했다. 경연대회의 트로피는 지능젓가락 전문회사인 ㈜라온상사에서 금ㆍ은ㆍ동으로 젓가락을 제작해 무상으로 기증했다.

전시를 위한 유물과 작품의 무상대여 행렬도 이어졌다. 충북대박물관과 충청대박물관에서 유물 50여점 내놓았고, 청주민학회 김종근 회장도 개인 소장품 40여점을 지원했다. 옻칠명장 김성호씨를 비롯해 한지 이종국, 붓 유필무 등 지역작가들도 작품 전시와 시연에 적극 협력했다.

젓가락페스티벌이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자 청주시는 내년부터 이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매년 11월 11일 젓가락의 날을 기념하고 행사 프로그램도 젓가락쌓기 대회, 젓가락 장단대회, 젓가락설치미술 공모 등 다양화해 갈 참이다.

또한 고려시대 목관묘(청주 명암동서 발굴)에서 나온 젓가락 등 청주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활용해 이야기를 만들고 문화상품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젓가락 장단, 젓가락 음식 등을 활용한 젓가락 생명문화 사업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젓가락페스티벌이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문화교류 사업을 계속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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