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쇼핑 대란을 치르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올해도 현지에서 텐트족들이 대거 등장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매년 11월 넷째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 열리는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는 금 토 일 사흘간 열리는데 수요일부터 전쟁이 시작된다. 미 현지 신문들은 수요일자에 각 지역 유통매장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때 제공하는 할인 정보를 실은 두툼한 전단지를 같이 배포한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교민 데니스 리(28)씨는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들도 인터넷에서 구할 수 없는 쇼핑 정보를 담은 블랙 프라이데이 전단지 때문에 1년에 딱 한 번 수요일자 신문을 반드시 산다”며 “전단지가 두꺼워 2시간을 봐도 다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많은 미국인들은 수요일자 신문을 구해 어떤 상품을 어느 매장에서 살 지 쇼핑 계획을 미리 작성한다. 매장에 따라 할인 상품이 다르고 할인율 또한 제각각이어서 여기 맞춰 이동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매장들은 추수감사절인 목요일에 문을 닫고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준비하다가 금요일 밤 0시에 일제히 문을 연다. 이 때문에 개장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예 매장 앞에 텐트를 쳐놓고 1주일 전부터 노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매장에 입점한 각 점포들의 개장 시간은 각기 다른데 아무리 늦어도 오전 6시에 이전에 모두 문을 연다.
올해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백화점처럼 온갖 상품을 구비해 놓고 싸게 파는 대형마트인 월마트와 타겟이었다. 할인폭이 큰 상품들은 한정 판매하는데 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TV 48인치와 60인치 제품은 3시간 만에 품절됐다. 데니스 리씨는 “매장마다 할인품목이 달라서 미리 작성한 목록을 보고 제품을 구입한 뒤 빨리 다른 매장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물건을 살 수가 없다”며 “그래서 모두들 제품을 들고 뛰기 바쁘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인터넷 판매도 크게 늘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블랙프라이데이(27일)의 당일 온라인 매출 규모가 27억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외배송대행서비스 몰테일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 때 우리나라의 인터넷 직접구매 이용 접속자수도 평소보다 두 배 증가했다. 이들에게 인기를 끈 품목은 의류와 가전제품이다.
이랜드는 뉴욕 34번가에 있는 캐주얼 스파(SPA) 브랜드 ‘후아유’(WHO.A.U) 에서 최대 50%할인 행사를 열어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에만 13만달러(약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로스앤젤레스=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