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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12월 1일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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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12월 1일 창설

입력
2015.11.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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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교통로 전초기지, 이어도 출동 13시간→4시간으로 단축

15만톤 크루즈 2척 입항 터미널은 2017년 가동

제주 민군복합항 조감도. 해군기지와 대형 크루즈터미널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어 동북아 해양군사작전의 거점을 확보하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계 발전에도 기여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해군제공
제주 민군복합항 조감도. 해군기지와 대형 크루즈터미널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어 동북아 해양군사작전의 거점을 확보하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계 발전에도 기여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해군제공

동북아의 해상 군사요충지이자 물류이동의 거점인 제주에 내달 1일 해군기지가 창설된다. 2017년부터는 크루즈터미널을 겸해 민군복합항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기지 창설로 한중일이 각축을 벌이는 이어도에 해군이 출동하는 시간은 기존 13시간에서 4시간으로 크게 단축된다.

제주는 대양해군의 전초기지

천혜의 관광지인 제주는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한반도 해역의 중심에 위치하고 수심이 깊은 외해가 항만과 바로 연결돼 유사시 기동전력과 잠수함을 전개하기 가장 용이하다. 동ㆍ서ㆍ남해로 동시에 투입 가능한 길목에 위치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수송 차단 등 해상에서 탄력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2013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한중일 3국의 작전구역이 겹쳐있는 이어도의 경우 기존 부산작전기지에서는 출동하는데 13시간(20노트 속력 기준)이 걸리는 반면, 제주에서는 4시간이면 족하다. 특히 대한민국의 교역량의 대부분이 제주해역을 통과하고 있어 국가의 생명선인 남방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항만은 이지스구축함을 비롯해 20여척의 함정을 수용할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고 11층 건물 높이의 방파제로 둘러싸여 태풍이 불어와도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다.

해군은 12월 1일 해군제주기지전대(대령급)의 첫 발을 내딛는다. 같은 날 해군제주방어사령부를 해체하고 해병대사령부 예하 9해병여단(준장급)을 새로 창설한다. 현재 해군ㆍ해병대 합동전력으로 운영되는 제주방어사령부를 임무 성격에 맞게 분리한 것이다. 제주기지가 안정화하면 부산 7기동전단과 진해 잠수함사령부 예하 잠수함전대도 모두 이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앞서 해군은 9월 중순부터 7,600톤급 이지스구축함과 잠수함을 비롯한 함정 21척을 파견해 계류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각기 다른 종류의 함정이 입항해도 항만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민군복합항 표방하지만 아직은 반쪽자리

정부는 2010년 1월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시작하면서 단순한 군사기지가 아니라 관광효과와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민군복합항을 표방했다. 항구에 15만톤급 대형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머물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제주기지의 공정률은 94%(항만 96.5%, 육상 87%)에 육박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군이 함께 사용할 복합문화센터와 군인관사, 생활관 등도 모두 완성단계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군사기지와 달리 항구 옆 크루즈터미널은 공사가 지연돼 2017년에야 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공사장 입구에서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시위가 여전히 하루 2시간씩 계속되는 탓이다. 크루즈선 접안이 가능한 방파제는 이미 완공됐지만 터미널 건설은 늦어지고 있어 아직은 무용지물이다.

군 당국은 공사를 지연시킨 주민과 단체를 상대로 273억원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의 경제적 사정에 비해 배상금 규모가 너무 큰데다 시위에 참여한 개개인에게 얼마의 배상액을 산정할 지가 불투명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군 관계자는 “해군기지 건설로 제주가 군사지역화 된다는 일부 반대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민과 군이 화합하는 모습을 앞으로 꾸준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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