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공개 회원 "IS채널 발견땐 알려달라"…일각선 선의 피해 비판도
파리 테러의 주범인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개시한 국제 해킹 그룹 '어나니머스'(Anonymous)의 한 회원은 이번 공격의 주목적은 IS가 대중과 대화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밝혔다.
어나니머스 회원인 그레이그 호우쉬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IS와의 전쟁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어나니머스 회원들은 IS가 대중과 대화하는 것을 막으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괜찮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우쉬는 "모든 사람이 해킹이라고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어나니머스가 하는 일은 트위터,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IS가 소통과 조직원 충원에 활용하는 모든 수단을 확인·감시하고 연구해 폐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일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해킹 기술이 없어도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단지 IS의 온라인 채널을 발견했을 때 누군가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 된다"라며 대중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IS가 숨으려 하지 않고 상당한 사회적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조직원을 모집하려고 애쓴다는 점이 IS와의 사이버 전쟁에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우쉬는 IS가 어나니머스의 공격에도 온라인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감수성이 예민한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접근하려는 IS의 계정을 폐쇄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라면서 "IS가 새 계정을 열고 계속 활동하겠지만 우리의 활동으로 단 몇 명의 아이들이라도 IS의 현혹에 넘어가지 않는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우쉬는 익명으로 활동하는 어나니머스 회원 중 유일하게 신원이 공개된 인물로, 지난 8월 정치·사회적 목적을 위해 해킹을 하는 '핵티비즘'을 다루는 레벨 뉴스를 출범시켰다. 레벨 뉴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에 있다.
해킹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그는 신흥종교인 사이언톨로지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는 프로젝트 찬놀러지 등의 기획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나니머스의 이번 사이버 공격이 IS와 무관한 소셜미디어 계정에까지 피해를 입히면서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지난 16일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어나니머스 대변인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IS를 겨냥한 대량 사이버 공격을 공언했다.
이후 어나니머스는 IS 조직원 트위터 계정 5천500개 이상을 폐쇄시키고 IS를 선전하는 웹사이트를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광고하는 사이트로 바꾼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어나니머스가 IS 의심 계정이라고 배포한 목록 중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도 포함되는가 하면 이슬람 성전을 뜻하는 지하드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사이트가 어나니머스의 공격을 받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어나니머스는 2004년 등장해 인터넷 검열 반대 등을 구호로 내세워 성장했고 2011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ret) 시위를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도 IS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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