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경실(60) 파고다아카데미 대표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박 대표의 275억원 상당 배임 혐의가 유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원심은 박 대표가 2006년 1월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성과급 명목으로 회사 자금 10억원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박 대표가 2005년 9월 자신과 친딸 소유의 개인회사인 파고다타워종로의 채무 231억8,600만원, 박 대표의 다른 개인회사 진성이앤씨의 대출금 43억4,000만원에 대해 파고다아카데미가 연대보증 서도록 한 행위 역시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업무상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는 현실적 손해뿐 아니라 손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 된다”며 “(박 대표는) 구상금 채권 확보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이사회 승인이나 다른 주주 동의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출금 등 채무를 모두 변제한 것도 범죄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며 배임의 고의성도 인정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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