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26일 서설(瑞雪)이 내리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이날 부인 손명순(87) 여사와 차남 현철씨 등 유족 및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와 각계 대표 등 7,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의사당에서 엄수됐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최형우 전 장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생전에 김 전 대통령과 정치 여정을 함께 했던 정치인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감기에 과로로 건강이 좋지 않아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만 지켜보고 영결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고인과 악연을 거듭했던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역시 불참했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 고인의 약력 보고에 이어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조사와 김수한 전 의장의 추도사 낭독, 종교의식, 생전 고인의 영상 상영, 헌화와 분향의 순서로 진행됐다. 황 총리는 조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정치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 국민과 더불어 민주화의 길을 걸으셨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발자취를 국민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또 “대통령이 염원하셨던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김수한 전 의장은 추도사에서 “머지않아 부재를 실감하게 되겠지만 사람을 중히 여긴 대통령을 모시고 정치일정을 함께해온 많은 동지들이 자신들의 자리에서 이 나라 정치를 바로 세우고 임께서 염원하시던 상생과 통합, 화해, 통일의 나라를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시간 25분간 진행된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 행렬은 김 전 대통령이 46년간 살았던 상도동 사저와 내년에 완공을 앞둔 기념도서관을 들렀다. 김 전 대통령의 이웃과 시민들이 연도에 나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추모했다. 김 전 대통령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가로 16m, 세로 16.5m에 264㎡(80평) 규모로 조성된 묘역에 안장됐다.
김지은기자 luna@han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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