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업ㆍ제조업 출하액 2012년 정점 ‘2년 연속 감소’
전자ㆍ철강ㆍ석유화학ㆍ조선 동반 하락… 車만 선전
한국 경제의 대표선수 격인 주요 제조업 중 자동차 산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난해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 성장을 장기간 견인하던 제조업의 위기가 여실히 증명된 것인데, 불경기 및 저유가 기조의 장기화 탓에 올해 제조업 실적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6일 통계청이 낸 2014년 광업ㆍ제조업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ㆍ제조업의 출하액은 1,490조3,910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4조4,000억원(0.3%) 감소했다. 출하액은 2012년 1,510조원을 정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 부문별 출하액과 부가가치를 보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2013년에 비해 각각 4.7%, 4.8% 증가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철강산업은 중국산 저가품 유입과 원자재 가격의 하락 탓에,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각각 4.1%, 2.4% 줄었다. 반도체 쪽의 호황에도 불구 전자산업 역시 전년보다 출하액이 4.6%, 부가가치는 3.8% 감소했다.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정제산업은 출하액이 4.4%, 부가가치가 4.2% 감소했다. 화학산업도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각각 2.2%씩 줄었다. 2012년말~2014년 중반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었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떨어지면서 석유ㆍ화학 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했고, 이 때문에 출하량이 계속 유지되더라도 출하액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공급 과잉으로 인한 업황 부진을 겪는 조선산업도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1.3%, 0.9%씩 줄었다.
문제는 올해는 1년 내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낮은 수준이었고, 세계 경기 부진 정도가 지난해보다 더 심했다는 점이다. 조선업종 실적 악화에서 보듯 제조업 분야별 업황 역시 작년보다 나아진 게 없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는 제조업 출하량과 부가가치의 부진이 더욱 심할 것”이라며 “우리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성장의 한계’와 ‘중국 추격론’이 현실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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