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슈퍼스타K7’에 출연한 클라라홍(23·본명 홍보은)은 지난 2014년 미국 NBC에서 방송한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클라라가 ‘척 이즈 인 러브(Chuck E's in love)’란 노래를 시작하자 3초 만에 심사위원이었던 마룬5의 보컬 애덤 리바인이 합격 버튼을 눌렀다. 블라인드로 진행되는 오디션에서 호소력 짙은 음색의 주인공이 작은 동양여성인 걸 확인한 리바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결선에서 클라라가 탈락하자 또 다른 심사위원인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는 무대에 내려가 움츠러든 클라라의 어깨를 펴줬다. 25일 서울 통인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클라라는 “윌리엄스가 포옹을 하며 ‘넌 꼭 음악을 해야 돼’라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1년 뒤 아틀란타 출신 클라라는 한국에서 음악인으로서 길을 찾기 위해 ‘슈퍼스타K7’에 지원, 톱5의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졌다. 한국에 오기 전 가수 존 메이어가 무명시절 공연했던 ‘에디의 애틱’클럽에서 공연을 했다는 그는 “미국에서 음악을 하려 하니 ‘한국 사람이 할 수 있겠어?’라는 시선을 너무 많이 받았다”며 “한국에 와 노래하니 미국에서 항상 허전했던 무언가가 100% 채워지고 이제서야 안정을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수능날(12일) 지하철을 탔는데 한 남학생이 ‘누나 음악 듣고 힘을 많이 얻었다’고 말해줘 정말 고마웠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8세 때인 1999년 부모를 따라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간 클라라는 “처음엔 동양인이라고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놀림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 때 그를 보듬어 준 게 음악이다. 클라라는 “고1 때 마음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처음으로 자작곡을 써 봤는데 주위 친구들이 공감해주고 내 얘길 들어줘 그 때부터 음악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미국의 한 대학을 다니다 2학년 때 중퇴했다.
고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클라라는 “한국에서 좋은 가요기획사에 들어가려면 얼굴도 고치고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정말 욕이 튀어나올 뻔했다”며 “나를 바꾸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진솔한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들려줬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