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5~16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과의 경기.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우리카드는 2세트 중반까지도 KB손해보험에 끌려갔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3-1 승리. 역전승의 중심에는 우리카드의 세터 김광국(28)이 있었다. 2세트 5-11로 뒤지던 상황에서 김상우(42) 우리카드 감독은 김광국을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김광국은 이날 정확한 토스와 55.9%의 높은 세트 성공률을 보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기자들과 만난 김광국은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우리카드와 2억5,000만원에 계약한 김광국은 김상우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7월 KOVO컵 대회까지만 해도 김광국은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팀 우승에 일조했다.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은 키 플레이어로 김광국을 꼽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서 그가 보여준 기량은 기대 이하였다. 팀이 시즌 초반 3연패에 빠지자 김 감독은 주전세터를 이승현(29)으로 교체했다. ‘미운 오리’로 전락한 김광국은 벤치로 밀려났고 백업세터로 투입됐다.
김광국은 “시즌 시작 후 감이 너무 안 좋았다. 한 번 자신감이 떨어지니 다시 올라 오는 게 힘들었다”며 “감독님께서 ‘다른 방법이 없다. 연습 밖에는 빠져 나오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야간에도 토스 연습을 많이 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선발로 못 들어가면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반드시 기회가 온다’며 정신무장을 시켜주신다”며 김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도 “경기에 몰입하는 몰입도 자체가 좋았다. 흔들린 것을 잘 메워준 것 같다”며 김광국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김광국은 세터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이승현에 대해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배”라면서도 “예전에는 몰랐는데 처음부터 (코트에)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