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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카고 경찰 흑인 총격 영상 공개…시민들 분노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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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카고 경찰 흑인 총격 영상 공개…시민들 분노 커져

입력
2015.11.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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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흑인 청년 라쿠안 맥도널드를 총격 살해한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가 사건 발생 13개월 만에 1급 살인죄로 기소된 가운데 2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경찰들이 고속도로로 진입을 시도하려는 시위자들을 막고 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미국의 흑인 청년 라쿠안 맥도널드를 총격 살해한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가 사건 발생 13개월 만에 1급 살인죄로 기소된 가운데 2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경찰들이 고속도로로 진입을 시도하려는 시위자들을 막고 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시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 청년을 총격 살해한 동영상이 사건 발생 13개월 만에 공개돼 인종차별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해당 백인 경관은 1급 살인죄로 기소됐지만 그가 흑인 청년이 쓰러진 뒤에도 수차례 총격을 가한 것이 영상을 통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은 24일(현지시간) 지난해 10월 20일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가 흑인 청년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를 살해한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공개는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검찰이 해고된 다이크를 1급 살인죄로 기소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시카고 경찰이 1급 살인죄로 기소되기는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동영상에는 4차선 도로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달리던 라쿠안이 다이크 경관을 지나치며 속도를 줄이자, 경관이 라쿠안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총에 맞은 라쿠안은 길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듯 몸을 꿈틀대지만, 다이크 경관은 라쿠안의 곁에 떨어진 칼을 발로 차 치운 뒤 쓰러진 라쿠안에 몇 차례 더 총을 쏜다.

경찰은 “검찰이 확보한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라쿠안은 3인치 짜리 칼을 들고 있었지만, 경관에게 휘두르진 않았다”며 “다이크 경관의 총격은 14, 15초간 이어졌는데, 이 중 13초는 라쿠안이 이미 길에 쓰러진 뒤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쿠안이 작은 칼을 가지고 있었지만 총이 발사됐을 당시 경관들과 4.6m 정도 떨어진 채 걷고 있어 경찰이 위험한 상황도 아니었다.

시카고 당국은 이번 영상 공개가 ‘퍼거슨ㆍ볼티모어 사태’ 와 같이 대규모 폭동으로 번질까 우려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퍼거슨 사태 1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에도 백인 경관들이 흑인 청년들을 체포하는 영상이 대규모 시위와 폭동의 도화선이 됐다. 실제 이날 저녁에는 일부 군중들이 시카고 시내와 경찰서 앞 등에서 소규모 집회를 열고 백인 경관들의 과잉 진압 행위를 규탄했다. 미시간 거리로 나온 시위대 수백명은 “16발!”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충돌해 3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애초 동영상 공개를 반대한 맥도널드의 유가족이 이날 성명을 내 “우리보다 분노할 사람은 없다. 평화로운 시위를 촉구한다”고 밝히면서 우려했던 폭력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카고 경찰은 25일 “큰 불상사 없이 시위가 마무리 됐다”며 “체포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공격한 5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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