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없는 의사회'(MSF) 병원에 대한 미군 공습은 이 건물을 탈레반 반군의 근거지로 착각한 미군의 오폭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와 군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르면 25일 조사 결과가 발표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폭의 원인이 '군(軍)의 실수'였다면서 "여러 요소가 복합됐다"는 국방부 관리의 말을 전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지난달 3일 탈레반과의 교전이 치열한 북부 쿤두즈에서 MSF가 운영하는 병원을 공습했고, 의료진과 환자 30명이 숨지면서 거센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2명의 미군 당국자에 따르면, 미군의 중무장 공격기 AC-130H는 원래 이 병원이 아니라, 병원에서 수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완전히 다른 건물단지를 목표로 삼았다.
아프간 정보국(NDS)의 지역 사령부가 들어서 있었던 이 단지는 쿤두즈가 탈레반에 점령된 후 탈레반 운영기지가 됐다는 게 미군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AC-130H에 탑승한 미군들은 이 목표물의 위치를 찾으면서 공격기에 탑재된 기계 장치가 아닌, 지상의 미군과 아프간 특수부대가 전달해주는 구술에 의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MSF 병원을 조준할 때에도 그것이 지상의 병사들이 설명해주는 건물이라고 믿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처럼 구술에 따라 행동하는 게 미군 수칙 위반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며, 1시간여 폭격이 계속되는 동안 지상 병력이 왜 "엉뚱한 건물을 공격했다"고 폭격을 제어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앞서 MSF는 병원의 정확한 위치를 수차례에 걸쳐 미군측이 미리 알려줬으며, 그럼에도 공격을 받자 미군에게 다급히 공격 중지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의 조사에 따르면, 10월 3일 새벽 2시 직후에 이 병원 건물에 첫 공격이 가해진 후 폭격기가 건물 위를 5차례 통과했다. 1시간여 후, 5번째 통과할 시점에는 건물이 이미 불타고 있었고 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태였다.
한 당국자는 이 병원이 제네바협약에 따라 보호받는다는 점 등 충분한 사전설명이 공격기를 조종한 병사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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