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10여년에 걸쳐 총 7,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25일 공식 개관한다. 방선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지금껏 어떤 나라에도 아시아 전체 문화를 대표하겠다고 나선 시설은 없다”며 “아시아문화전당이 유일한 아시아 문화교류기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전당은 민주평화교류원ㆍ문화정보원ㆍ문화창조원ㆍ어린이문화원ㆍ아시아예술극장의 5개 원(院)으로 구성돼 있다. 5ㆍ18 정신을 기리기 위한 민주평화교류원은 철거 논란 끝에 본래 형태대로 복원한 전남도청과 전남지방경찰청 건물 6개 동에 자리를 잡았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역사적 사건이 내년 초 공개될 상설전시 ‘열흘 간의 나비떼’에서 되살아난다. 함께 설치되는 문화교류협력실은 5월 광주가 남긴 민주ㆍ인권ㆍ평화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문화교류를 주도한다.
어린이문화원은 7월 부분개관한 후 이미 광주ㆍ전남의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문화교육 프로그램인 어린이 창작실험실, 어린이 연극을 공연하는 어린이극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11월 개관 후 도서관ㆍ체험관ㆍ놀이터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앞서 9월에 개관한 아시아예술극장은 2015-2016시즌을 담당한 김성희 예술감독의 주도 아래 현대적 공연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2,000명 수용 가능한 대극장은 한쪽 벽을 완전히 열 수 있는 구조인데 9월 4일 개막 공연인 차이밍량의 ‘당나라 승려’가 이를 십분 활용한 공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개관한 전당의 앞날에 우려도 많다. 광주시청과 시의회는 현재 정부의 계획대로 앞으로 5년간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다 이후 특수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수익사업 중심으로 운영돼 공공성을 상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부실한 콘텐츠와 지역과의 연계성 부족으로 인해 전당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상반된 두 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난제가 주어진 것이다. 방선규 전당장 직무대리는 “문화예술에는 참을성 있게 투자해야 한다. 전당의 핵심인 창ㆍ제작센터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큰 수익을 거두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2020년까지 수익사업 다변화를 통해 재정자립도를 30%까지 올릴 계획”이라 밝혔다.
개관식은 25일 오전 황교안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와 문화예술인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개관을 맞아 24~26일 한-중앙아시아 문화장관회의, 25일 석학 초청 특별강연, 24~29일 2015 아시아 이야기 축제 등이 열린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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