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긴급 소집…13분간 단호한 어조로 현안 문제점 지적
"법·원칙 따라 불법 폭력행위 뿌리뽑아 악순환 끊어내야" 강조
국회 겨냥해 "위선" "직무유기" 비유하며 입법지연 비판
'특히' 표현 자주 사용하며 강조하고 발언도중 한숨까지 내쉬어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법 폭력사태'라고 비판했고, 정기국회 입법 성과가 지지부진한 국회를 겨냥해 강력하게 성토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한 열흘간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통령은 여독도 풀리기 전에 국무회의를 주재해 13분간 목청을 높였다.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23분에 걸쳐 노동· 경제활성화 9개 법안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대국민 격정 호소'를 한 데 이어 재차 국회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순방 중 발생한 민중총궐기 대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 및 엄정한 대처를 강조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이날 국무회의는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것으로 잡혀 있었지만 전날 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장소도 청와대로 바뀌었다.
순방 강행군을 마친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이지만, 여야가 정기국회에서 테러방지법과 노동·경제활성화법,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직접 민생·정책 현안을 챙겨야 한다는 다급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은 "오늘 예정에 없던 국무회의를 긴급히 소집한 이유는 이번 순방 직전과 도중에 파리와 말리 등에서 발생한 연이은 테러로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고, 이에 어느 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급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김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한 박 대통령은 여독이 덜 풀린 탓인지 평소보다 다소 잠긴 목소리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차분한 어조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경황없이 조문을 다녀왔다"면서 관계부처에 예우를 갖춘 장례식 진행을 당부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곧 박 대통령은 '파리 연쇄 테러'로 인해 우리나라가 더는 테러 안전지대가 아님을 강조하고 국회가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목소리가 점점 올라가며 단호해지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민중총궐기 집회를 지적하면서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을 기도한 통진당의 부활을 주장하고,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정치적 구호까지 등장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IS(이슬람국가)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얼굴을 감추고서…"라고 IS를 비유해가며 복면착용 금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등의 어휘를 자주 사용하며 힘을 주었고, 자주 한숨을 내쉬었다.
왼손을 빈번하게 들어올리며 강조하는 장면도 평소보다 카메라에 자주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회를 겨냥해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고, 경제 걱정만 하고, 민생이 어렵다면서 자기 할 일은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위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목청을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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