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로 생존한 전직 대통령은 3명으로 줄었다. 80대 중반을 바라보는 전두환(84) 전 대통령은 잔병치레 없이 정정한 반면 노태우(83) 전 대통령은 10년 넘게 투병 중이고 유일한 70대인 이명박(74) 전 대통령은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 측근은 23일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은)최근 날씨가 쌀쌀해져 감기 기운이 있으신 것 빼고는 병치레 없이 건강하시다”며 “(연세 때문에)주말마다 가족들과 치던 배드민턴은 3~4년 전부터는 그만뒀고 요즘은 댁에서 친지분들과 바둑을 두신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 빈소 조문 여부에 대해 “조문과 관련해서는 아직 말씀이 없으시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84세의 고령임에도 지난 10월 중순 이순자 여사와 대구공고 체육대회에 참석해 후배들을 격려하고 올 3월에는 이 여사의 생일을 맞아 서울 마포구 소재 한정식집에서 식사를 마친 후 이 여사의 손을 잡고 나오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해왔다.
반면 전 전 대통령과 육사 11기 동기이자 한 살 아래인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후 10년 넘게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외부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6년 최규하 전 대통령 영결식과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 등 전직 대통령들이 대거 참석했던 행사마다 불참해 그의 와병은 오래 전부터 기정사실화됐다. 2011년 4월에는 가슴 통증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길이 7㎝의 한방용 침이 기관지를 관통한 것이 발견되는 등 불법 시술 논란 속에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연희동 자택에서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투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을 10년 만에 처음으로 문병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 유일한 70대인 이 전 대통령은 올 초 재임기간 업적을 담은 자서전을 출간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방한한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와 오찬 회동을 하는 등 왕성한 외부활동을 하고 있다. 테니스와 수영 등으로 체력을 단련해온 이 전 대통령은 22일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하는 등 재임시절과 다름 없는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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