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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부는 연말 인력감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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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부는 연말 인력감축 '칼바람'

입력
2015.11.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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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8,400여명을 감원한 금융권에 올해도 '인력감축한파'가 엄습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예대마진과 이자수익이 꾸준히 줄고 있고, 보험업권은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카드업계 역시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방침으로 사정이 좋지 않고 증권업계도 실적 부진으로 또다시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 은행권, 임금피크제에 따른 퇴직 이어질 듯

은행권이 연말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유럽은행의 침체와 국내 은행의 수익률 하락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오는 23∼27일 닷새간 만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신청받는다.

실제 신청 인원에 따라 인력 감축 규모는 달라지지만, 대상자는 전체(5,600여명)의 45%에 이르는 2,500여명에 달한다.

SC은행의 특별퇴직은 2018년까지 직원 1만5,000명을 감축하기로 한 SC그룹의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것이다.

SC그룹에 앞서 유럽 대형은행들 역시 대규모 인원 감축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3만5,000명을 감원하고 10개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영국의 바클레이즈도 3만명 넘게 정리하고 HSBC는 2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유럽 은행들이 대규모 감축에 나선 것은 수익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추세, 유럽 금융규제 강화, 금리 조작에 따른 벌금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렇게 글로벌 은행들의 인력 감축 바람이 거세 아시아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국내 시중은행들도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 과정을 밟게 될 전망이다.

올해 5월 1,121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KB국민은행은 이르면 올 연말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의 2배 이상인 310명의 직원이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신청한 신한은행은 내년 초에도 연례적인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대상자는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으로,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임금피크제 도입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기 전까지 비자발적 희망퇴직은 일어나지 않도록 명문화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평균 19개월치의 월급과 3개월치 연수비용 등을 지급하는 퇴직 지원 프로그램인 '전직지원제도' 신청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 역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 보험·카드·증권업계, 지속되는 인력조정

보험·카드·증권업계에도 잇따라 구조조정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지난 7월 조직 효율화를 위해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3월에는 메리츠화재가 희망퇴직을 시행해 400여 명의 직원이 신청했다.

업체별로 마련한 저성과자 교육프로그램이나 휴직·전직 지원프로그램을 두고도 사실상 인력조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KB손해보험은 저성과자 직원 20여명을 상대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중, 직원 2명이 퇴직하면서 논란에 시달렸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희망자에 한해 최장 3년까지 휴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50여명의 신청을 받았으며, 삼성카드는 휴직·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희망자의 신청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이직을 고려하는 직원들에게 컨설팅과 지원금을 지원하는데 사실상 '희망퇴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3분기 국내증권사들의 실적이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도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부분의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전 분기보다 50% 이상 감소한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19일 하나금융투자는 희망퇴직 신청자 접수를 마감했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인사위원회를 거친 뒤 이달 말에 희망퇴직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매각을 앞둔 KDB대우증권도 지난 6월 말 2년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예상보다 2배가 넘는 100여명이 퇴사를 신청했다.

이렇게 업권을 막론하고 인력 조정이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가 그 원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업 부문 임직원 수는 2012년 29만9,717명을 기록한 이후 최근 2년 연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2013년 말 29만5,669명으로 줄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9만1,273명으로 2년 새 8,444명이 줄었다. 특히 증권사(6,241명)와 은행(2,137명), 생명보험사(1,606명)의 감소폭이 컸다.

여신전문금융회사(1,447명)와 손해보험사(609명)는 임직원이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가운데 금융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2분기 3.0%에 그쳐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았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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