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85년 넘도록 지역사회와 상생의 길을 걸어온 기업이 있다. 바로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2012년 부산시 발표) 대선주조㈜다. 부산 유일의 토박이 소주회사인 대선주조는 최고 품질을 지향하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동고동락해왔다.
부산과 함께 해온 85년, 지역사회와 상생의 길
대선주조는 일제 치하인 1930년 당시 일본 술 사케를 제조한 ‘대일본(大日本)양조’에 대응, 대조선(大朝鮮)의 술을 만들자는 뜻을 담아 ‘대선양조’라는 상호로 부산 범일동에서 출발했다.
80년대 군사 독재시대에 시민들에게 다소나마 위로가 돼야겠다는 의미를 담아 부산 사투리 ‘썬-하다(시원하다)’를 연상시키는 ‘선(鮮)’ 소주를 출시했다. 1996년에는 전국 최초로 알코올 도수 23도 소주 ‘시원(C1)’을 새롭게 선보여 부산지역 소주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며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대선주조는 무리한 사업다각화와 경쟁사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04년 결국 신준호 푸르밀 회장에게 인수됐으나 2007년 5배에 달하는 차익을 남기며 돌연 모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그 과정에서 소위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부산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 판매량이 급락했다.
2011년 이 사모펀드가 대선주조를 또 다시 매물로 내놓았을 때 부산의 대표적 향토기업 BN그룹이 인수, 부산 시민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BN그룹은 조선기자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을 4개나 가지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시원블루’, 국내외 주류품평회서 잇단 수상…‘순한시원’도 인기
BN그룹 계열사가 된 대선주조는 품질경영을 모토로 지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앞장서는 사회적 기업으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2014년 대선주조는 특허 받은 원적외선숙성공법으로 만든 시원블루(17.5도)를 출시, 시장 점유율을 30%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시원블루는 ‘2015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세계 3대 주류품평회로 꼽히는 IWSC와 몽드 셀렉션에서 각각 동상과 은상을 받아 맛과 품질을 국내외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대선주조는 국내 최초 프리미엄 저도 소주 ‘순한시원(16.9도)’을 내놓으며 부산 소주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월 사각병으로 출시돼 애주가들의 호평을 받아오다 지난 9월 둥근병으로 리뉴얼 출시한 게 순한시원이다. 주류업계 최초로 마테잎차 추출액을 넣었으며 벌꿀, 토마틴 등 고급 재료를 첨가해 프리미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소주의 90%를 차지하는 음용수로는 부산의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기장군 삼방산(삼각산)의 지하 22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만 사용해 품질의 격을 높였다.
대선주조 차재영 연구이사는 “대선주조가 2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만큼 많은 분들이 품질과 맛을 알아봐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민간 최초 ‘시원공익재단’ 설립…사회공헌 활동 ‘우뚝’
대선주조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인 만큼 사회공헌 활동에도 역사가 깊다. 1946년 부산 대표 상아탑인 부산대에 설립기금을 쾌척했고, 한국전쟁의 여파로 재정난을 겪을 때도 흔쾌히 후원금을 보탰다. 부산대의 상징인 ‘무지개 문’도 1957년 대선주조가 공사비 전액을 출연하여 세워진 것이다.
대선주조는 더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2005년 부산 최초 민간 설립인 시원공익재단(40억원 규모)을 설립해 시원사회복지사상, 시원장학금, 저소득층 무료급식, 무료공부방 및 영어캠프 운영 등 갖가지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지역 대표 행사인 부산불꽃축제에 첫 회부터 11년 연속 메인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운대 동백섬의 누리마루를 빌어 부산의 홀몸노인들과 사회복지사를 초대, 불꽃쇼를 관람토록 배려해 불우 노인들로부터 큰 칭찬을 받기도 했다. 대선주조는 매년 가을 모기업 BN그룹과 함께 ‘대한민국 기업사랑 음악회’를 열어 부산시민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 음악회는 부산의 대표적인 기업 메세나다.
대선주조 박진배 대표는 “시민 여러분들이야말로 대선주조가 85년을 버텨온 원동력”이라며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수익은 지역사회에 되돌려드리는 상생의 길을 앞으로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