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딸 아이의 출산 이후 두 달간 육아휴직을 낼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IT업계의 유급 출산휴가 정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0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CEO 중 한 명인 저커버그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출산휴가로 자리를 비우는 직원을 낙인 찍지 않고 오히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장려하는 기업 중 하나다. 저커버그는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이의 유모차 사진과 함께 배우자 출산휴가를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을 하는 부모가 신생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역에 따라 정책은 조금씩 다르지만 페이스북은 미국지사의 남녀 직원 모두에게 최대 4개월의 유급 출산휴가 또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 역시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시가주간 타임은 지난 4일 아마존닷컴이 남성 직원에게는 6주, 여성직원에게는 20주로 출산휴가를 늘린다는 발표를 전하면서 “실리콘 밸리의 새로운 IT기업들이 능력 있는 직원을 유치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게하고 비금전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유급 출산휴가가 의무화되지 않은 나라”라며 “최근 실리콘 밸리의 IT기업들은 유급 출산휴가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하나의 규범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2015년 미국 전체 사기업 직원 중 21%가 유급 출산휴가를 썼고 17%가 배우자 출산휴가나 입양아 휴가를 사용했다. 2014년에는 출산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또는 입양아 휴가를 사용한 비율이 각각 12%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 실리콘벨리에서 장기 출산휴가가 대세는 아니다. 야후 여성 CEO 머리사 메이어는 올 9월 쌍둥이 딸 출산을 앞두고 “첫 애 때처럼 조금만 쉬고 곧바로 복귀하겠다”고 발표해 여성계로부터 비난을 받았다(본보 9월 8일 13면). 메이어는 2012년 첫아들을 낳고 2주 후 바로 출근을 했다. 당시 경영계에서는 “여자가 아닌 CEO로서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옹호론이 제기돼 뜨거운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