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제조업 기술 수준이 선진국과 격차가 더 벌어진 반면 중국하고는 격차가 더 줄어들어 샌드위치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산업연구원(KIET)이 국내 제조업체 708개를 상대로 ‘제5차 국내 제조업종별 기술수준 및 개발동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업체들은 우리 제조업의 기술력이 중국에 3.3년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4년 전인 2011년 4차 조사(3.7년)보다 0.4년 줄어든 것으로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했다는 뜻이다.
중국 제조업과의 기술 격차는 업종 전반에 걸쳐 많이 줄어 들었다. 중화학공업은 3.5년을 유지했지만 경공업(2.9년), 정보통신산업(2.6년)은 기술 격차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반면 응답 기업이 평가한 우리 제조업의 상대적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100%) 대비 80.8% 수준으로 2011년(81.9%) 보다 소폭 하락했다.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갖췄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도 14.7%에서 9.5%로 내려앉았다. 보고서는 “지난 3차례 조사에서 상대 기술수준 평가 수치 등이 상승세였던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추격은 거세지지만 국내 업체의 연구개발(R&D) 실태는 더욱 악화했다. 응답기업 중 연구개발 수행 업체 비율은 69.5%로 2011년(81.9%) 보다 크게 낮아졌다. 특히 중소기업(79.3%→67.1%)과 정보통신산업(94.0%→74.2%)에서 크게 하락했다. 대기업 연구개발 수행 비율도 2011년 93.9%에서 86.9%로 떨어졌다. KIET는 연구개발 수행 기업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제조업의 기술수준 하락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개발 수행 기업의 투자액은 총 매출액 대비 4.7%, 연구개발 인력 비중은 총 인력의 8.8%였다. 두 부문 모두 2011년(투자액 4.2%, 인력 8.1%) 보다 조금씩 상승했다. 제조업체가 정부에 바라는 분야로는 연구개발 자금 지원(48.0%), 연구인력 양성(16.4%), R&D 제도·규제 정비(11.8%) 등의 순이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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