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ㆍ 서부권으로 나눠 경쟁 치열
새누리ㆍ새정치연합 간 이견도
정치권 활약과 실현여부에 촉각
전남 지역민들이 거세게 요구하는 국립대 의대 신설이 내년 총선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실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부권의 새누리당 이정현(순천·곡성) 의원은 보건의료대학 설치 법안을 발의했으며, 서부권은 의대 유치를 위한 시민 50만명의 서명을 받아 지역간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동부지역에서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순천대 의대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이정현 의원이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국립보건의료대학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공공보건의료 전문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립보건의료대학을 설치 의료 취약지인 보건소나 군부대 등 공공분야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할 인력 양성과 교육·수련·진료 사업을 추진할 부속 대학병원 설치 등을 담고 있다. 오는 24일 열리는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제정안에 따르면 국립보건의료대학교를 설치하고 학생에 대해 지원을 하며 부속병원을 설립할 경우, 오는 2017년에 66억7,400만원을 시작으로 모든 학년의 학생이 재학하게 되는 2025년에는 390억1,9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조충훈 순천시장도 의대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 시장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전남 동부 공공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순천의대 유치에 정치권이 뜻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부권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의대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동부지역보다 10여년 앞서 의대 유치를 추진해온 서부지역에서도 목포대 의대 설치에 정치권이 앞다투고 있다. 목포대 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목포) 의원은 섬이나 해안에 사는 인구와 고령인구가 많은 서남권에 반드시 의대가 설치돼야 한다며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온 무안·신안에서 뛰고 있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출신 주영순 의원의 역할론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년 4·13 총선을 앞두고 예산을 무기로 보수정당 불모지로 불리는 호남에서 다시 한 번 돌풍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목포대는 1990년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정부에 지속적으로 의대 유치를 건의해왔고, 2012년부터는 목포대 의대유치 도민 결의대회를 열고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해 지금까지 약 5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 수를 늘리는데 의료계의 반대와 일부 정치권의 신중한 태도로 의대 신설은 순탄치만은 않다. 이정현 의원의 법안도 이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새정치민주연합 고재경 정책위 부의장이 ‘보건의료대학 설치는 사실상 순천대 의대 유치 포기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데다 법안통과를 놓고 여·야 간, 정부와 의료계 간 적잖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목포대 관계자는 “의대 유치는 지역민의 수십 년 된 숙원으로 유치에 실패하면 대학병원급 수준의 종합병원 분소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유치가 현실화되도록 정치권의 목소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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