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감격스럽다."
'백전노장' 김인식(68) 대표팀 감독에게도 프리미어12 우승은 더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김인식 감독과 한국 야구대표팀은 22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약한 전력으로 평가 받았던 대표팀을 이끌고 초대 챔피언 자리까지 오른 김인식 감독은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히면서도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기초를 다져야 할 것을 주문했다.
-우승 소감은.
"초반에 걱정도 많았고 불안한 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만으로 넘어가면서 나아졌던 것 같다. 가장 걱정했던 투수 부분이 기대 이상을 해줬고, 타선도 제 역할을 해줬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 때 초반에 점수를 못 냈던 게 대회를 돌아보면 가장 큰 고비였다. 하지만 이대호가 홈런을 치고 점수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치고 삿포로의 (일본전) 패배를 잊어간 것 같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는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분위기가 살아났고, 자신감을 찾았다. 선수들도 잘 싸웠지만 함께 했던 코치진과 트레이너들, KBO(한국야구위원회)까지 박자가 잘 맞았다. 도쿄돔에서 일본과 미국을 꺾은 게 감동적이다."
-일본과의 4강전에서 역전승을 거둬 큰 관심을 받았다.
"오나티 쇼헤이(니혼햄)의 공을 개막전에서 너무 못 쳤고, 준결승에서도 손도 못 댔다. 하지만 야구는 노히트노런을 당하는 게 아니면 한 번은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추가점을 안 준다는 생각으로 마운드를 운용한 게 역전승의 발판이 된 것 같다. 다른 일본 투수들의 공도 좋았지만 오타니의 공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노리모토 다카히로와 마쓰이 유키(이상 라쿠텐)의 공을 공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타니의 공을 보다가 다른 투수들의 공을 보니 타자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 싶다."
-일본과의 4강전 승리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 2회 대회에서 일본과 많이 붙었다. 개인적으로는 10번 이상 일본과 경기를 한 것 같다. 이번에는 오타니의 공을 너무 못쳤다. 일본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역전했다는 게 의미가 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일본전) 이승엽의 8회 역전포 이후 최고였다. 이번이 더 극적이었던 것 같다."
-대표팀의 미래를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일본 투수들의 실력이 전체적으로 좋다고 느꼈고, 미국 외야수들의 강한 어깨도 부러웠다. 사실 미국전에서 정근우까지 (홈에서) 아웃이 될지는 몰랐다. 국내에서 그런 상황이 나왔을 때 어떤 외야수가 보살을 기록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오타니는 6~7회까지 구속이 줄지 않고 각도도 그대로 던진다는 게 부럽다. 그런 선발 투수가 나와줘야 한다. 기초부터 단단하게 해야 하고, 체력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그만큼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표팀 전임감독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전임감독제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1, 2회 WBC 당시 나는 한화 감독이었고, 부담이 굉장히 컸다. 프로 구단 감독을 맡으면서 대표팀까지 맡기에 부담이 클 것이다. 젊은 감독들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김포공항=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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