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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천하장사' 정창조, 제2의 이태현 등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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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천하장사' 정창조, 제2의 이태현 등장 예고

입력
2015.11.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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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키 198㎝의 모래판 현역 최장신 정창조(22ㆍ현대코끼리)가 실업 데뷔 첫 장사 등극을 천하장사로 이뤄냈다.

정창조는 22일 충남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15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5전3승제)에서 김재환(23ㆍ전북체육회)를 3-1로 꺾고 꽃가마를 탔다. 지난해 현대코끼리에 입단한 그는 그 동안 단 한번도 장사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지만 첫 우승을 1년 중 가장 큰 천하장사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정창조는 신체 조건(198㎝, 141㎏)이 빼어나다. 마치 현역 시절 천하장사에 세 차례 등극한 196㎝, 140㎏의 거구 이태현 용인대 감독을 연상시킨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 역시 1994년 천하장사대회에서 처음 장사 가운을 입었던 입었다.

순천공고-세한대를 졸업한 정창조는 대학 시절부터 출전하는 대회를 모두 휩쓸 만큼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기대주였다. 남들보다 우월한 체격은 정창조의 가장 큰 장점이었고, 상대 선수들에게는 늘 위협적이었다. 당초 수비형 선수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올해 황규연 감독과 공격 기술 훈련에 집중하면서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했다.

정창조는 32강전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2014 천하장사 정경진(구미시청)을 제압한 뒤 16강전에서 팀 선배이자 현역 최다 한라장사 김기태(현대코끼리)마저 따돌렸다. 8강전과 4강전에서는 이재혁(울산동구청), 장성복(양평군청)을 각각 2-0으로 이겼다.

결승전에서는 친구 김재환과 맞붙었다. 정창조는 첫 판을 들배지기에 이은 주특기 덧걸이로 따내며 기선 제압을 했다. 두 번째 판은 내줬지만 1-1로 맞선 세 번째 판을 다시 가져왔다. 그리고 네 번째 판 종료 3초를 남기고 덧걸이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정창조는 천하장사에 오른 뒤 인터뷰에서 "정말 꿈만 같다"며 "그 동안 8강, 4강까지만 오르다가 이번에 죽기살기로 했다.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될 줄 몰랐다"고 기뻐했다. 이어 "어렸을 때는 딱히 롤모델이 없었는데 지금은 이태현 감독님처럼 씨름을 하고 싶다"면서 "공격 기술을 많이 배웠으니까 아직 더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시절부터 경쟁 팀 감독으로 정창조를 지켜본 이 감독은 "많이 성장했다. 몸을 낮춰 누르는 힘이 생기니까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정창조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함께 붙어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려준 황규연 감독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감독님이 개인 훈련도 도와주고 했는데 장사를 빨리 못해 죄송했다"며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이제 좀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안도했다.

감독 첫해 제자가 꽃가마를 타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던 황 감독은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많은 선수"라며 "수비형 선수라고 많이들 생각했는데 지난해 코치 시절부터 올해까지 2년간 다양한 공격 기술을 가르쳐줬다. 이번 대회에서 봤듯이 공격적으로 했다. 신체 조건이 좋아 씨름의 기둥이 될 선수다. 힘든 훈련을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고 박수를 보냈다. 체육관 한 켠에 2009년 자신의 천하장사 우승 사진이 걸려있는 걸 바라보며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리던 황 감독은 "그 당시 내가 우승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스승과 진한 포옹을 나눈 정창조는 "올해 천하장사를 했으니까 내년에는 더 많은 백두장사 타이틀을 따내겠다"며 "당분간은 그냥 푹 쉬고 싶다. 우승 상금 1억원은 아직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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