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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계 상주 노릇에 통곡까지…빈소에 각계 조문 발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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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계 상주 노릇에 통곡까지…빈소에 각계 조문 발길 이어져

입력
2015.11.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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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이 알려진 22일 새벽부터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는 상도동계 정치인뿐만 아니라 각계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 등 상도동계 정치인들은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씨와 함께 상주 역할을 하며 빈소를 지키고 있고, 일부는 통곡까지 하는 등 깊은 애도의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조문한 뒤 슬퍼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조문한 뒤 슬퍼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상도동계 상주 노릇부터 통곡까지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알려지자 이른 새벽부터 상도동계 정치인들이 장례식장에 가장 먼저 찾아왔다. 오전 8시 37분쯤 병원을 찾은 김 대표는 “나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다. 고인 가시는 길을 정성 다해 모시겠다. 우리 모두 상주다”며 상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 영정 사진 앞에서 흐느끼며 두 번 절을 올린 뒤, 현철씨를 껴안으며 눈물을 훔쳤다. 김 대표는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내무부(현 행정자치부) 차관을 지냈고, 이후에도 주요 정치적 현안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구하는 등 김 전 대통령의 각별한 총애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의 야당 총재시절 비서실장을 지내고, 역시 문민정부에서 정무장관 등을 지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오전 8시 40분쯤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대부”라며 “과거에 제가 모시고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다. 대한민국의 큰 별이 가셨다”라고 애통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2시 20분쯤 상도동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영삼기념사업회 이사장이자 문민정부 시절 마지막 국회의장을 지냈던 김 전 의장은 “김 전 대통령과의 기억이 산더미 같다”며 “김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문제 등을 맡고 있어 며칠 전에도 만났는데 이렇게 갑자기 가실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전 4시쯤에는 문정수 전 부산시장이 김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들고 장례식장으로 들어왔다.

김 전 대통령과의 생전 인연을 회고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상도동계 인사의 모습도 보였다.

오전 11시 30분쯤 빈소에 도착한 최형우 전 장관은 들어서자마자 오열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주변의 부축으로 가까스로 빈소에 들어온 최 전 장관은 빈소에 놓인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보고 바닥에 주저 앉아 아무 말도 못한 채 “어이구…어이구”만 반복하며 흐느꼈다. 최 전 장관과 함께 빈소를 찾은 부인 원영일씨는 “(최 전 장관이) 충격을 받아서 걸음을 못 걷는다”고 전했다. 상도동계 1세대로 불리는 최 전 장관은 문민정부 시절 민자당 사무총장과 내무부장관을 맡는 등 김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함께 하며 차기 대선주자로도 분류됐으나 1997년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정계를 은퇴했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휠체어를 탄 채 장례식장에 도착해 차남 김현철씨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안내로 빈소에 입장했다. 손 여사는 고령에다 충격 탓인지 거친 숨을 내쉬면서 부축을 받은 채 내실로 들어갔다가 오후 3시 55분쯤 자택으로 다시 돌아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마지막 3김(金) 김종필도 찾아

김종필 전 총리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종필 전 총리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가 오전 10시쯤 영결식장에 도착한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조문도 하루 종일 이어졌다. 오전 11시쯤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빈소를 찾은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유일한 마지막 인물이 이제 사라졌다”면서 “참 건강하셔서 오래 사실 걸로 생각했다. 입원했을 때 그래도 퇴원할 거라 생각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해 대선 판도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현대 정치사의 획을 그었던 ‘3김(金) 시대’ 주역 중 마지막 생존 인사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8시 40분쯤 휠체어를 탄 채 빈소를 방문했다. 김 전 총리는 현철씨에게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 잊히지 않는 게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였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 전 총리는 “자당을 잘 챙겨달라”며 손 여사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퇴임 후 김 전 대통령을 끝까지 보좌했던 김기수 전 비서관을 보자 “끝까지 아버지를 모시던 충신은 어디 갔느냐”고 눈물을 터뜨렸다.

김 전 대통령과 동향(거제도) 출신에 경남중ㆍ고 후배이기도 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오전 11시 10분쯤 빈소를 찾아 “지금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민주화 운동을 이끄셨던 김 전 대통령이 떠나신 것이 너무 아쉽다”며 애통한 심정을 표했다. 그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과 철학을 우리가 다시 기리고 계승할 때”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고건 전 국무총리,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도 빈소를 찾았고, 문민정부 시절 당정청 요직을 담당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 유종하 전 외무장관,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화갑 정대철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잇따라 모습을 비쳤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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