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이던 50대 여성이 멧돼지에 물려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22일 경북 군위경찰서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1시 35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내의리 용천사 맞은편 야산 6부 능선에서 남편(58)과 산행 중이던 A(57)씨가 멧돼지의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치료 중에 숨졌다.
하산 중에 멧돼지를 발견한 A씨 부부는 근처 소나무를 향해 피했으나 A씨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허벅지와 종아리 등에 수 차례 물렸다. 멧돼지는 남편이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자 그대로 달아났다. A씨는 허벅지가 14㎝ 이상 찢기는 등 멧돼지의 송곳니에 깊은 상처를 입어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과다출혈로 22일 오전 1시33분쯤 끝내 숨졌다.
경찰은 남편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군위군에 멧돼지 포획단 구성을 요청했다.
10~12월은 먹이는 풍부하지만 지난해 봄에 태어난 멧돼지들이 독립하는 과정에서 영역다툼으로 난폭해지는 경우가 많아 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역다툼에 밀려난 수컷들은 야산이나 도심까지 밀려나기 쉽고, 이 과정에 민가에 출몰하거나 등산객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또 지난 봄에 태어난 새끼를 거느린 어미돼지는 새끼 보호를 위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도 사람을 가장 두려워하는 만큼 산길에서 만나면 등을 보이지 말고 뒷걸음질로 조용히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좋다”며 “등산객이 자주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군위=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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