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어 말리 인질극도 3명 희생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가 중국인 인질을 살해한 데 이어 또 다른 이슬람 무장 단체가 벌인 말리 인질극에서도 중국인 3명이 사망함에 따라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응징을 다짐했지만, 실질적 대응 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말리 수도 바마코의 호텔에서 벌어진 인질극에서 3명의 중국인 인질이 숨진 것과 관련 “잔혹한 짓을 강력 비판한다”고 21일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중국은 국제 사회와 협력, 무고한 생명을 잔혹하게 공격한 폭력 테러 활동을 단호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王毅) 외교부장도 “국제 사회는 마땅히 힘을 합쳐 이러한 테러를 공동으로 타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지도자의 입에서‘타격’이란 단어가 나온 만큼 군사 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희생자가 모두 공기업인 중국철도건설공사(CRCC)가 해외 건설 사업을 위해 세운 자회사의 최고위직이란 점도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란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중국철건국제그룹의 저우텐샹(周天想) 총경리, 왕셴상(王選尙) 부총경리, 창쉐후이(常學輝) 서아프리카공사 총경리는 중국의 아프리카 공정 최일선에 섰던 이들이다. 왕이 외교부장도 “불의의 사고를 당한 3명의 중국 공민은 모두 토목 기술자로, 그들이 말리에 간 것은 아프리카의 발전을 돕기 위한 것이자 아프리카 인민의 복지를 위한 것이었다”고 역설했다. 현재 아프리카에는 2,500여개에 달하는 중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그 동안 공을 들여온 중국의 아프리카 공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IS가 18일(현지시간) 중국인 판징후이(樊京輝)를 처형한 데 대해서도 시 주석은 이미 “인류 문명의 최저선에 도전하는 그 어떤 폭력과 테러도 단호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이은 희생자 소식에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들끓는 국내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이 이슬람 무장 단체에 대해 군사력을 동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오랜 외교 노선인 내정 불간섭 원칙을 스스로 어기는 것인데다 중국 내 이슬람을 믿는 소수민족들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동 지역에동원할 수 있는 군사력도 없는 상황이다. 아프리카에는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공병 부대와 의료진이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도 20일 군사 개입을 포함한 좀 더 직접적인 시리아 문제 해결법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핵심은 시리아 각방이 포성과 폭력을 멈추고 가능한 한 빨리 포용적인 정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배제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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