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무대서 한과 만드는 법 소개
타악 공연엔 요리 퍼포먼스 영상
공연 끝나고 시식하는 재미도
불ㆍ물 등 안전문제로 간단식 위주
“가장 만들기 힘든 한과가 유과예요. 찹쌀을 물에 담가 25도에서 10일 내지 20일 동안 발효시킵니다. 이 쌀을 씻어 방망이로 쳐서 공기를 주입시키죠. 얼마나 공기를 넣느냐에 따라서 튀긴 후 유과 크기가 달라집니다. 밀대로 밀어 칼로 자르면 이런 크기가 돼요.”
14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때 아닌 한과 만들기 비법이 소개됐다. 문화계 명사 이야기와 국악을 함께 선보이는 정기공연 토요정담의 이날 초청 손님은 ‘1호 한과명장’인 김규흔 신궁전통한과 대표. 유과에 이어 강정, 약과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고, 틈틈이 국악 연주가 이어진다. 소리꾼 강효주, 채수현의 ‘자진방아타령’ 열창을 끝으로 극장을 나선 관객들은 로비에서 김 명장이 만든 달콤한 유과와 약과를 무료로 맛보았다.
쿡방(요리방송)의 인기 분위기를 몰아 요리가 공연무대에도 오른다. 이색적이지만 음식 자체는 익숙한 터라 주목을 끈다. 올해 프랑스 무용단 퓌오코 에 쎄네르의 ‘토우그 오브 더 타운’, 영국 무용단 프로테인의 ‘메이 컨테인 푸드’처럼 해외 유명 단체들도 요리를 테마로 한 신작을 대거 선보이며 대세로 떠올랐다.
국립국악원은 김규흔 명인에 이어 28일 토요정담 공연에 tvN ‘한식대첩’ 심사위원인 요리연구가 심영순씨를 초대한다. 공연을 기획한 박성범 국악원 학예연구관은 “국악을 보다 친숙하게 전하기 위해 한식을 공연에 접목시켰다”고 밝혔다. 국악원은 추석을 앞둔 9월 19일 처음으로 요리연구가 한복려의 궁중 절기요리 특강을 국악공연과 접목시켜 인기를 모았다.(02)580-3300
세종문화회관은 다음달 31일 재야음악회에서 넌버벌퍼포먼스팀 비밥과 셰프 레이먼 킴의 합동공연을 선보인다. 비밥이 요리를 소재로 비트박스와 타악 공연을 선보이면 레이먼킴이 영상으로 요리 퍼포먼스를 펼쳐지고, 공연 끝 무렵 완성된 요리를 들고 무대로 나온다. 김지예 세종문화회관 홍보대리는 “만들 한식은 공연 당일 발표할 예정이다. 공연 후 시식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02)399-1114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은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박준우 셰프와 다음달 12일 ‘타임머신 콘서트 간식시간’을 연다.‘어린시절의 가장 달콤한 시간’을 콘셉트로 이한철이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르고, 박준우 셰프는 생크림과 과일 등을 활용해 어른들을 위한 디저트를 만든다. (02)6217-5525
사실 요리는 공연무대에서 사고 위험이 커 연극, 뮤지컬 등 장기공연에서는 시도가 쉽지 않다. 때문에 현재 국내 선보이는 요리 공연은 영상 퍼포먼스에 그치거나 간단한 음식 만들기가 주를 이룬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무대에서 요리 퍼포먼스 때 물 불 칼 등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문제 우려로 시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