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신흥국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22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4%로 18개 신흥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72%)에 비해서도 12%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또한 이는 선진국 평균인 74%를 웃도는 것은 물론, 신흥 아시아(40%) 대비로도 2배에 달한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5%(작년 말 기준)에 육박해 위험한 수준이라고 IIF는 설명했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상환 비율(가처분 소득 중 가계부채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들어가는 돈의 비율)도 11.5%에 달했다.
한국의 1인당 가계부채는 3만달러에 달해 18개 신흥국 중 싱가포르(4만3,000달러), 홍콩(3만2,000달러) 다음으로 많았다.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비율은 106%로, 선진국의 90%를 크게 웃돈 것은 물론, 18개 신흥국 중 홍콩(226%), 중국(161%), 싱가포르(142%) 다음으로 높았다. 금융기업 부채 비율도 86%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18개 신흥국 중 싱가포르(212%), 홍콩(196%) 다음으로 높았다.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금융위기 전 24%에서 지난 1분기 41%로 급등해 신흥국 중 32%에서 55%로 치솟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선진국의 정부부채 비율이 같은 기간에 66%에서 101%로 상승한 데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가계·기업·정부부채(총부채)는 올해 1분기 기준 GDP의 3배를 넘어섰다. 한국의 GDP 대비 총부채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전 272%에서 올해 1분기 317%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18개 신흥국의 가계·기업·정부부채는 58조 달러로 급증해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역대 최고치인 195%까지 치솟았다. 18개 신흥국의 가계부채는 7조6,000억 달러로 10년 만에 3배로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비금융 기업부채는 23조7,0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5배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해 GDP 대비 90%를 넘어섰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신흥국 비금융 기업부채는 6,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850억 달러는 달러표시 채권이다. 18개 신흥국 중 내년에 갚아야 할 달러표시 채권이 많은 국가는 한국(210억달러), 중국(90억달러), 브라질(90억달러), 멕시코(70억달러) 순이라고 IIF는 설명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