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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터 사장님도 달리는 역전마라톤

입력
2015.11.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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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김수용(대전ㆍ오른쪽)씨가 20일 제3소구간(지족동-대평동) 출발에 앞서 이봉주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마스터스 김수용(대전ㆍ오른쪽)씨가 20일 제3소구간(지족동-대평동) 출발에 앞서 이봉주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마스터스’는 달리기를 사랑하다 못해 마니아가 된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번 제61회 한반도 통일 대역전 경주대회(이하 한반도 역전마라톤)를 달린 김수용(40)씨 역시 마스터스로 엘리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전에서 카센타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가 달리기의 매력에 빠진 것은 12년 전. 운동 삼아 우연히 갑천을 달리기 시작한 것이 마라톤 입문의 계기가 됐다. 어느새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졌고,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던 것은 벌써 옛날 얘기가 됐다.

대전체고와 인연이 닿은 것도 못 말리는 달리기 사랑 때문이다. 김씨는 “운동을 더 하고 싶어서 아내를 설득해 대전체고 부근으로 이사를 갔다. 아침부터 운동장을 달리면서 대전체고 육상부와 함께 훈련하게 됐고, 그 인연으로 한반도 역전마라톤까지 출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를 알아본 것은 김순화 대전체고 코치다. 김 코치는 “(김수용씨가)2년 전 우리학교에 조깅을 하러 왔는데 뛰는 폼이 남달라서 학생들과 같이 운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김씨는 오전5시30분 새벽 훈련에도 매번 참석하는 ‘동료’가 됐다. 김씨는 대전체고 에서 본격적인 훈련 이후로 마스터스계에서 입상은 문제 없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학생들에게 배우는 만큼 김씨는 간식, 양말 등을 후원하며 보답하고 있다. 어느덧 대전체고 학생들은 김씨를 ‘삼촌’, 김씨는 학생들을 ‘조카’라고 부르며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김씨가 생업을 제쳐두고 한반도 역전마라톤까지 달려온 것도 조카들을 위해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중ㆍ고교생이 주축인 대전팀은 선수 부족으로 마스터스 2명이 함께 출전했다. 김씨는 대회 나흘째인 20일, 가장 긴 구간인 제3소구간(지족동-대평동 8.8km)을 뛰어 1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전날에도 8.9km의 제5소구간(김천-직지사)을 도맡아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은 김씨의 우상인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45)가 특별히 김씨를 응원했다. 김씨는 “엘리트 대회는 이번이 첫 출전인데 봉주형의 응원으로 더욱 기록을 단축시켰던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어 그는 “마음 같아서는 5일 내내 달리고 싶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대전체고 조카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부상 없이 끝까지 골고루 활약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평택=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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