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메르스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2018년까지 시립병원 내 음압격리병실을 현재보다 5배 이상 확대하고 역학조사관도 기존 1명에서 5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메르스 확산의 원인으로 지적된 문병 문화 개선 방안도 마련, 조직확충에만 치중했던 정부의 메르스 대책에 비해 구체적인 대응책이라는 평가다.
19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 감염병 대응 종합대책’에 따르면 시립병원 음압격리병실을 현재 3개 병원, 38개 병실(97병상)에서 2018년 총 6개 병원 194개 병실(253병상)로 5배 이상 대폭 늘린다.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1인실을 원칙으로 하고 에크모 등 치료ㆍ검사장비를 확충한다.
또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됐던 응급실 과밀화, 호흡기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장시간 체류하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17년까지 동부병원 등 4개 시립병원 응급실에 음압시설을 설치한다.
메르스 사태 당시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문병 문화 개선책도 내놓았다. 병문안을 목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확진 환자와 접촉해 감염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별도 면회실’과 ‘병원 출입 관리시스템’도 2017년까지 7개 병원에 새롭게 도입된다. 별도 면회실은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어린이병원 등 7개 병원에 총 31개를 신규 설치한다.
아울러 서울시는 현재 1명뿐인 역학조사관을 내년 상반기 중 5명으로 늘리고 유사시 역학조사반의 조직구성을 26개반 185명에서 650명으로 대폭 확대해 강력한 초동 대응조치를 실시한다. 간호사가 간병서비스까지 제공해 별도의 보호자가 필요 없는 ‘환자안심병원’을 현재 2개 병원 555개 병상에서 2017년까지 총 6개 병원 1,000개 병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9월1일 ‘신종감염병 대응 국가방역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방역 대책 마련은 없이 조직확충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음압격리병실 등 시설 확충 대상 병원명과 규모, 문병 문화 개선책까지 내놓은 서울시 감염병 대응 대책이 정부 발표안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창보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종합대책 실현을 위해 올해 추경에 419억원을 반영해 집행 중이며 내년 예산안에도 119억원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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