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의 농촌재능나눔 사업 참여 단체 늘고 있어
골목길 벽화 그리기, 예술 공연, 무료 법률지원 등 다양한 활동
재능나눔 통해 도시와 농촌 가교 역할도
지난 1일 오전 강원 횡성군 서원면에 위치한 ‘백로마을’. 전체 주민이라고 해봐야 130명 정도가 고작인 마을이 이른 아침부터 왁자지껄, 활기가 넘쳤다. 한 대학생이 마을회관 벽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멋들어진 그림을 그려내자, 주변에 모여서 벽면에 페인트 칠을 하던 주민들이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한적한 농촌 마을이 자신의 재능을 함께 나누려는 사람들로 활기를 찾고 있다. 특색 없던 학교나 마을 회관 담장이 형형색색의 문양이나 그림으로 채워지고, 보기에도 위험천만했던 오래된 낡은 집들이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마치 새집처럼 재탄생하고 있다. 농촌의 외양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각종 공연이나 콘서트가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열리고 있고, 농촌 학생들을 위한 각종 교육 캠프도 곳곳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령화로 침체되고 있는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작한 ‘농촌재능나눔 사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활동에 참여를 원하는 재능나눔 단체를 선정, 활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9일 “최근 들어서는 개인은 물론 각급 기관 단체, 기업으로 참여 단체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재능나눔에 참여한 단체는 모두 250여 곳으로 올해만 68개 단체가 동참했다. 이들 단체에 농촌 마을을 연계해주겠다며 나선 지자체도 25곳으로 작년보다 10곳이 늘었다.
참여 단체 수만 들어난 것이 아니다. 그 동안 의료봉사나 대학생 봉사활동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노후주택 수리와 벽화 그리기, 각종 예술 공연, 초ㆍ중ㆍ고생 대상 교육 캠프, 무료 법률지원 등으로 재능의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휴가철이나 방학 때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 봉사단체인 ‘네오맨’의 경우 매달 2~3차례 꾸준히 농촌을 찾고 있으며, 한의사 중심의 ‘굿닥터스나눔단’은 매년 의료봉사에 나선다. 변호사들로 구성된 ‘마을 변호사’들도 결연 마을을 수시로 찾아 무료 법률상담을 하고 있다. 매년 농촌 노후주택 수리사업을 하고 있는 윤충열 원광대 교수(건축학)는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누면서 느끼는 만족도가 매우 크다. 재능나눔은 진정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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