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난민은 계속 수용하겠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계획대로 난민 수만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리 테러범 일부가 시리아 난민으로 위장해 유럽으로 들어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반(反) 난민’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로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서라도 인도주의적 약속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18일 파리에서 전국 지자체장들의 모임에 참석해 “프랑스는 자유의 국가로 남게 될 것을 약속한다”며 “앞으로 2년 동안 시리아 난민을 3만명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민들은 환영 받을 것이고, 프랑스는 그래야 할 의무가 있다”며 “난민 숙소 마련을 위해 약 5,000만유로(약 623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몇몇 사람들이 지난 며칠간 일어났던 일련의 비극 때문에 난민들에 대해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는 것을 잘 안다”면서 “난민의 신원조사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쏟아지는 난민에 비해 현재 턱없이 부족한 국경 관리 인원을 대폭 보강해 난민 수용 시스템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미 하원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발의한 난민 수용 금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내년 한 해 동안 시리아, 이라크 난민 1만여명을 수용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19일 표결에 부칠 것이라 주장하는 법안은 일명 ‘외적에 대항하는 미국인 안전법’으로,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어떤 난민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앞서 공화당이 장악한 주 정부는 잇따라 난민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고 17일에는 폴 라이언(공화당ㆍ위스콘신) 하원의장까지 나서 난민수용 계획을 일시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18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발표하면서 “공화당이 발의한 난민수용금지 법안은 불필요하고 비실용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며 “이런 조치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중 일부를 돕기 위한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이 법안이 미국 국민에게 추가적인 안전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인도주의적이며 국가 안보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중대 프로그램의 이행을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도 “여성과 아이, 고문 생존자 등 극도로 취약한 시리아 난민들에게 피란처를 제공하려는 게 우리의 목표”이라면서 “난민 면전에서 매몰차게 문을 닫는 것은 미국의 가치에 어긋난다”는 글을 게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주요 관계자들은 앞으로 언론 인터뷰 등 오프라인 홍보는 물론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난민 수용 방침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각종 질문과 비판에 대응할 계획이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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