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돈은 많이 풀렸지만 쓸 데가 없어 문제다. 단기 부동자금이 900조를 넘어섰다.
19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약 921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동안 21%나 증가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는 현금 75조1,000억원, 요구불 예금 175조1,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429조6,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 69조8,000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1조5,0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2조원, 환매조건부채권(RP) 7조8,000억원 등이다.
MMF 등 잔액은 금융사 간 거래인 예금취급기관 보유분과 중앙정부, 비거주자의 보유분을 빼고 집계한 것이다.
여기에 6개월미만 정기예금 79조1,000억원과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22조원을 합쳐 시중에 대기중인 단기 부동자금을 구했다.
저금리 심화로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 주변에 현금성 자본이 맴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화승수의 하락세가 이를 증명한다.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이 시중에 푼 자금이 얼마나 잘 순환중인지 보여주는 지표로써 높을수록 금융회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신용 창출을 활발히 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본원통화에 대한 광의통화(M2)의 배율로 산출된다.
지난 9월 통화승수(평잔 기준 본원통화 대비 M2)는 17.6배로 1996년 10월 이후 처음 통화승수가 18배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이 원인으로 고액권인 5만원권 현금의 보급 확산, 달라진 금융상품의 구조 등을 꼽았다.
그러나 통화정책의 효과가 전혀 작동하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자금의 단기부동화를 부추기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는 증시 하락세와도 관련이 깊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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