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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흘에 한 번 백화점 세일…잦은 세일에 구매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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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흘에 한 번 백화점 세일…잦은 세일에 구매의욕↓

입력
2015.11.1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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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현대백화점 '푸드&리빙페어'를 찾은 고객들이 시중보다 최대 80% 할인된 물건들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현대백화점 '푸드&리빙페어'를 찾은 고객들이 시중보다 최대 80% 할인된 물건들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백화점들의 세일 기간이 연간 100일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이 경기 침체 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기도 있지만,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오히려 구매 의욕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2013년 101일, 작년 102일간 세일을 했다. 올해도 세일 일수는 97일로, 100일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 동안 롯데백화점의 연간 평균 세일 일수는 100일이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세일 일수는 101일, 102일, 90일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3년간 101일, 86일, 78일간 세일을 했다. 이는 백화점 전 지점이 동시에 진행하는 정기 세일만을 집계한 것이다. 백화점들은 보통 매년 1월, 4월, 7월, 10월, 12월에 정기 세일을 실시한다.

정기 세일 외에도 백화점들은 명절과 크리스마스 등을 계기로 각종 할인 행사를 한다. 올해에는 정부 주도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민간 주도의 ‘K-세일데이’ 등의 대규모 할인 이벤트가 겹쳐 소비자가 체감하는 세일 일수는 더 많다.

올해에는 이른바 대규모 ‘출장 세일’까지 줄을 이었다. 고양 킨텍스나 서울 코엑스 등 외부 행사장을 대관해 여는 창고 대방출 성격의 세일이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올 들어 처음으로 대규모 출장세일을 벌였다. 이밖에 계절별로 해외 명품 대전과 같은 할인 행사도 있다. 이들을 합치면 세일 기간은 사실상 100일을 훨씬 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일이 잦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일에 둔감해지는 역효과도 나고 있다. 세일을 하지 않는 기간 백화점에서 정상가를 주고 사는 게 손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고급매장인 백화점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고려해 백화점 업계도 점차 정기 세일 일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긴 세일 기간이 오히려 고객들의 구매 의욕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분석돼 점점 세일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지난해 7월 세일 기간이 31일이었는데 올해는 이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며 “긴 세일 기간이 오히려 구매 욕구를 떨어뜨린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기간은 경기 흐름이나 협력사 재고 소진 여부 등에 따라 결정한다”면서 “세일 기간이 길고 짧은 것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 수준에서 더 늘리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긴 세일만으로 소비를 촉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더욱 다양한 혜택과 마케팅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유통학회장인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장은 “세일은 가격에 의존하는 소비 촉진 방안이지만 지금처럼 세일이 계속되면 구매 의욕을 자극할 수 없다”며 “가격 외적인 각종 이벤트도 마련해서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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