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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총장-北 의제 조율 못해 평양행 무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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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총장-北 의제 조율 못해 평양행 무산 되나

입력
2015.1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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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G20 정상회의 리셉션장에서 단체사진에 서명을 하고 있다. 안탈리아(터키)=AP 연합뉴스
그림 1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G20 정상회의 리셉션장에서 단체사진에 서명을 하고 있다. 안탈리아(터키)=AP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을 놓고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 반 총장 방북 시기 조율 중 성급한 언론 노출로 유엔과 북한 모두 혼란에 빠진 상태다. 게다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면담 및 의제를 둘러싼 의견 차이 때문에 방북 자체가 연기 혹은 무산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1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신화통신에 반기문 총장이 다음주 월요일(23일) 평양을 방문하며 약 4일간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스테판 듀자릭 유엔 대변인은 신화통신 보도와 관련, “반 총장은 다음주 영연방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몰타에 간 뒤 이어 30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또 “반 총장은 남북대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북한 방문 등 건설적인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16일에 이어 또 다시 ‘반 총장 방북 확인 보도, 유엔의 부인’ 소동이 되풀이된 것이다.

다만 1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한도 “반 총장의 평양 방문 건은 아직 확정 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더 이상 구체적인 사항을 모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은 높으나 양측의 득실 계산과 줄다리기 때문에 일정 발표를 못하는 상황으로 추정된다.

반 총장 측은 방북 후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더라도 북핵, 남북관계, 인권 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한반도 평화 관련 최소한의 합의 사항을 조율하고 모양 좋게 방북 사실을 발표하려던 수순이 언론 노출로 어긋나면서 모든 게 꼬여버린 상황이다. 외교 소식통은 “방북 성과가 크다면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내외에 큰 업적을 남기게 되겠지만 역으로 성과가 안 나오면 반 총장의 정치적 방북 의도를 둘러싼 역풍이 일 수도 있다”며 “양측이 미리 의제를 조율하느라 방북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렇게 가다간 방북이 상당 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에서는 반 총장을 오라고 해놓고 김정은 위원장 면담 여부나 의제에 확답을 주지 않으니 반 총장도 무턱대고 간다고 할 수 없는 상황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의 입장도 난처한 상황이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개성공단 방문 추진부터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을 통한 방북 타진까지 독자 행보를 걸어왔다. 방북 보도 직후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지금 처음 듣는 이야기. 아는 바가 없다”라고 한 것도 정부의 당혹감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다만 16일 방북 추진 보도 직후 반 총장이 터키 G20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방북 관련 내용을 사후 설명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도 8ㆍ25 합의에 따른 남북 당국회담이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반 총장 방북으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반 총장 방북 성사시 3차 남북 정상회담의 가교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앞서나가는 설까지 서울 외교가에 떠도는 상황이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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