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거리 안동 도심 대신 신도시 분양가 기준으로 해야”
경북도청과 경북도교육청 공무원 노조가 준공을 한 달 앞둔 경북도청 신도시 공무원임대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이 타 지역보다 터무니없이 높다며 입주거부도 불사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 측은 노조 측의 보증금 재책정 요구를 묵살, 마찰이 예상된다.
도청과 도교육청 노조는 18일 경북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다책정된 기준전세금을 합리적인 기준으로 다시 책정할 때까지 입주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도청 신도시 공무원임대아파트는 다음달 19일 준공 예정으로, 부지 2만2,200㎡, 6개동 644세대로 가족형(59㎡) 348세대, 원룸형(30㎡)이 296세대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가족형의 기준전세금을 1억1,800만원, 원룸형은 6,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양 노조에 따르면 공단 측이 임대보증금 책정을 위해 기준주택으로 선정한 안동 옥동지역 효성해링턴과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는 경북 북부권에서 정주여건이 가장 좋고 임대아파트에서 27㎞나 떨어진 곳이다. 공단 측이 운영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다음달부터 같은 신도시에 입주하는 현대아이파크의 분양가를 적용해 임대보증금을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연금공단 측은 현 임대보증금으로 운영할 경우에도 연간 운영수익이 2억7,300만원으로 수익률이 0.38%에 불과하고, 노조 측 안을 수용할 경우 연간 4억2,900만원(0.6%)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59㎡의 임대아파트 기준으로 세종 지역의 임대보증금은 8,500만원인데, 경북도청 신도시가 1억1,800만원인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양 노조는 “연금공단이 공무원을 상대로 수익사업을 하려는 자체가 잘못”이라며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민영주택의 80%로 적용토록 한 것은 임대주택사업의 목적이 공무원의 후생복지와 주거안정에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도영호 경북도청 공무원노조위원장은 “도청이전으로 불가피하게 이주해야 하는 공무원들을 볼모로 무리한 수익사업을 강행하는 공무원연금공단의 행태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고, 김종기 경북도교육청 공무원노조위원장은 “공단 측에 합리적인 기준으로 기준전세금을 다시 책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수용불가’라는 답변만 돌아옴에 따라 입주를 거부키로 했다”고 주장했다.
연금공단은 곧 임대보증금 책정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어서 노조 측과의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