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테러로 자국민을 대거 잃은 프랑스와 러시아가 시리아를 상대로 보복 공습을 차례로 시행하면서, 이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IS를 격퇴하는데 실효성이 없을뿐더러 민간인들의 피해만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서방의 공습이 IS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잇따른 시리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공습 지점인 락까의 IS 시설과 민간인 거주지를 구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실제로 5월 시리아 마을에 대한 미군의 공습으로 최소 6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아직까지 프랑스와 러시아의 공습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무고한 희생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공습의 효과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시리아의 반(反) IS 단체 ‘락까는 조용히 학살당하고 있다(RBSS)’는 전날 프랑스의 락까 공습 직후 “IS 대원들은 보복 공습 예상 지점에서 이미 철수했다”며 “거리는 텅 비었고 시장은 더 한산해졌다”고 CNN에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락까엔 IS 대원들 외에도 현재 민간인 35만명이 살고 있다.
민간인 피해가 서방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감을 더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 IS에 인질로 지난해 10개월 동안 잡혀 있으면서 지하드 존을 비롯해 수많은 IS 대원을 만나본 프랑스인 니콜라스 에냉은 16일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시리아에서 IS가 무슬림들이 서방에 대한 복수심이 커지길 바란다는 사실을 배웠다”며 “IS가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의 공습이 아니라 우리의 단결”이라고 말했다.
공습만으로는 IS를 뿌리뽑을 수 없다는 지적은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지난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IS 공습을 개시할 때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미군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IS 공습 466일 동안 연합군은 8,215회 공습해 폭탄과 미사일 2만8,578기를 투하했다. 이런 공습으로 IS 대원 2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IS는 여전히 시리아와 이라크 국토의 절반 가량을 점령 중이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토론회에 참석해 테러 발생 요인으로 “불평등, 부패, 억압, 정부기능 실패 등”을 꼽으며 “테러 예방을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유럽 재건을 위해 수 십억달러를 투입했던 마셜 플랜과 같은 글로벌 계획이 중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