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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스코리아 된 악바리 산다라박 "연기 배우며 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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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스코리아 된 악바리 산다라박 "연기 배우며 울기도"

입력
2015.11.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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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단막극 '미싱코리아'에서 북측 미스코리아 대표를 연기한 2NE1 멤버 산다라박은 1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키가 작아 미스코리아는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출연 제의가 와 당황스러웠다. 대본을 보고서야 납득이 갔다"며 웃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KBS 단막극 '미싱코리아'에서 북측 미스코리아 대표를 연기한 2NE1 멤버 산다라박은 1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키가 작아 미스코리아는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출연 제의가 와 당황스러웠다. 대본을 보고서야 납득이 갔다"며 웃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뭐가 모자라서 빠대미장(두터운 화장)을 하고 밖을 돌아다녀야 합네까?” 개성 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이 앙칼진 목소리로 남한 남성에게 쏘아 붙인다. 농담 한 번에 “죽여버리갔어”라며 몰아 붙이는 눈엔 살기가 그득하다. 지난 14일 KBS1에서 방송된 단막극‘미싱코리아’에서 2NE1 멤버인 산다라박(31)이 당찬 북한 여성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밝고 여린 모습의 그가 무뚝뚝한 여군 출신 노동자 역을 맡아 반전을 준 덕분이다. 16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산다라박은 “내 틀을 깨고 싶어 도전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미싱코리아’는 남·북이 공동으로 미스코리아 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드라마인데, 산다라박에게 낭만은 사치였다. 여공이 갑자기 북한 측 미스코리아 대표가 돼 벌이는 좌충우돌 설정 탓에 그가 해야 했던 연기는 역경의 연속이었다. 산다라박은 아차산의 절벽 같은 산비탈을 직접 올라갔고, 벽에 부딪히는 장면을 찍다가 어깨에 멍까지 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산다라박은 “굴욕적인 장면이 많아‘이 드라마 나가면 넌 끝’이라고 주위에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1995년 11살 때 필리핀으로 이민을 가 영어를 못해 벙어리라 놀림을 받으면서도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서클 퀘스트’에서 1위를 꿰차 스타가 된 그는 악바리처럼 연기에 매달렸다. ‘미싱코리아’ 속에서 유도를 하는 단 한 장면을 위해 유도를 배웠고, 지난해 말엔 10여명의 배우 지망생들 사이에 섞여 단체 연기 연습을 했다. 2NE1으로 이미 얼굴을 알린 그가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산다라박도 “처음엔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아프다는 핑계로 수업을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내 부족한 모습에 속상해 집에서 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일주일에 두 번씩 연기 레슨을 받는 그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공효진 차태현 김수현 등과 호흡을 맞춘 KBS2 드라마 ‘프로듀사’(산다라박은 예능 프로그램에 아이유와 함께 출연하는 가수로 나왔다) 얘길 꺼내니 “대사 한 줄도 떨었고 밋밋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가녀린 목소리와 경직된 말투를 “배우로서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며 자기 반성도 했다.

최근 네이버TV캐스트와 KBS1에서 방영된 단막극 '미싱코리아' 속 산다라박. "죽여버리겠다"고 욕하는 당찬 북한 여성을 연기했다. 파트너K 제공
최근 네이버TV캐스트와 KBS1에서 방영된 단막극 '미싱코리아' 속 산다라박. "죽여버리겠다"고 욕하는 당찬 북한 여성을 연기했다. 파트너K 제공

2004년 홀로 한국으로 건너와 지하철 노선도를 들고 방송사 음악프로그램 공개방송을 찾아 다니던 산다라박은 가수로서의 꿈은 이뤘다. 2009년 2NE1으로 데뷔해 ‘아이 돈 케어’ ‘내가 제일 잘 나가’ ‘컴백홈’ 등의 히트곡으로 가요계 정상을 수 차례나 밟았다. 그렇게 무대에서 뛰놀던 산라라박이 마이크를 내려 놓은 지 1년이 넘었지만, 열정은 식지 않았다. 산다라박은 “올해 가수 활동이 없어서 몸이 근질근질하고 굉장히 헝그리한 상태”라며 “언제든 무대에 설 준비가 돼 있다”며 의지를 보였다. 이 음악적 허기를 산다라박은 올 초부터 드럼을 배우며 달랬다. 넌 힘이 없어서 못 할거라는 지인들의 말에 반감이 들어 시작한 일인데, 리듬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무척 흥미롭단다. 저 여성스러운 이미지에 드럼이라니. “원래 거친 걸 좋아해요.” 드럼은 아무것도 아니다. 제트스키 등 극한 스포츠를 즐긴다는 산다라박은 “2NE1 활동할 때 반삭을 한 것도 내 의지”라며 “지금도 반삭을 하고 싶은데 연기 때문에 참고 있는 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산다라박은 JTBC ‘투유프로젝트’로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데 이어 12월 영화 ‘크랭크’ 촬영도 시작한다. “데뷔 7년이 됐지만 못해 본 게 많아요. 2~3년 전만 해도 앞만 보고 달려왔죠. 지금이 바로 새로 시작할 시기인 것 같아요. 반전을 기다려주세요.”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네이버 TV캐스트 웹드라마 '미싱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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