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가 자동차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서민용 경차 시장은 오히려 위축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차에는 처음부터 개소세가 부과되지 않다 보니 다른 차종과 달리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정부가 자동차와 대형 가전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5%에서 3.5%로 인하하는 조치를 확정해 발표한 이후 자동차 판매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8월 13만 9,000여대였던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9월에 14만 9,000여대, 10월에는 16만4,000여대로 늘었다. 반면, 경차의 경우 8월 1만 5,899대, 9월 1만 5,169대로 판매량이 소폭 줄더니 10월에는 1만 3,644대로 떨어졌다. 기아차 레이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판매량이 2,176대였으나 9∼10월에는 월평균 1,970대로 하락했다. 모닝도 올 1∼8월에 월평균 판매 7,118대에서 9∼10월에 6,618대로 감소했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는 8월 6,987대, 9월 6,214대, 10월 5,435대로 떨어졌다.
반면에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K3, 한국GM 쉐보레 크루즈 등 준중형차 판매는 지난 1∼8월 평균 1만 3,271대에서 9∼10월 평균 1만 6,612대로 3,300대 이상 상승했다.
자동차업계는 경차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 중 일부가 실질적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준중형차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개소세 인하 조치 과정에서 정부가 경차 시장을 배려하지 않은 탓이라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이후 위축된 경차 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사마다 뜨거운 판촉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고연비ㆍ고효율 차량인 경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도 반하는 것인 만큼 경차 시장을 살리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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