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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기자의 TV다시보기] 시험대 오른 원톱 앵커 김주하

입력
2015.11.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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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MBN ‘뉴스 8’의 ‘김주하의 진실’ 코너에서 강용석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김주하 앵커. 방송화면 캡처
그림 1 MBN ‘뉴스 8’의 ‘김주하의 진실’ 코너에서 강용석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김주하 앵커. 방송화면 캡처

종합편성채널 MBN은 다음달 1일부터 김주하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뉴스8’을 방영하기로 결정했다. 여자 앵커가 방송사의 메인 뉴스를 혼자 맡는 경우는 이례적이라 그야말로 파격 편성이다. 김 앵커가 종편으로 이적을 결심했을 때 이미 단독 뉴스 진행 같은 조건이 붙었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어찌됐건 남자 앵커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보도 프로그램에서 김 앵커의 도전은 빛날 수밖에 없다. MBN도 김 앵커를 통해 20~30대 젊은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아나운서 출신의 친근함과 사건 사고 현장을 누볐던 기자로서의 경험, 수년 간 쌓은 뉴스 앵커로서의 진행능력이 아우러진 그는 뉴스를 단독 진행하기에 빈틈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난 4개월 간 김 앵커가 혼자 진행한 ‘뉴스8’의 코너 ‘김주하의 진실’을 보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단독인터뷰 아이템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가십성 보도였기 때문이다. 금전문제로 법적 다툼 중인 가수 장윤정의 어머니 육흥복씨, 강용석 변호사와 불륜설에 휘말린 블로거 도도맘의 남편, 박원순 시장의 아들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 주장하는 강용석 변호사, 영화 ‘암살’이 표절이라고 주장한 최종림 작가 등 마치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나 다뤄질 법한 인터뷰가 많았다.

김주하는 도도맘 남편과의 단독 인터뷰에선 “이 사진(수영장에서 찍힌 강용석의 사진)은 짜깁기한 게 맞느냐” “아내 분은 강 변호사를 술 친구래요. 그도 여자사람친구라고 하고” “자신(도도맘)은 어쨌든 잠자리를 갖지 않았으니까 불륜은 아니다 그렇게 주장합니다만” 등의 질문을 서슴없이 했다.

또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말하러 나온 강 변호사에게 느닷없이 “예전에 아나운서가 되려면 모든 걸 다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나도 그렇게 보이시는지”라는 직설로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한 일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속 시원하다는 반응과 황당했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한 블로거는 “세련돼 보이지 못한 진행”이었다고 혹평했다.

방송계에선 자극적인 김 앵커 질문들을 두고 종편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쩌면 김 앵커가 종편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예상도 하고 있다. 메인 앵커로서 굵직한 시사이슈와 사건 보도 외에 가십성 아이템을 다루는 진행자로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MBN이 김 앵커를 단독으로 내세운 데 이어 뉴스 선정도 흥미거리를 탈피한다면 진정 칭찬받을 수 있을 것이다.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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