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조찬간담회서 전망… "신흥국 부채 위기 머지않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 최고경영자(CEO) 대상 조찬간담회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최근 발언 등을 근거로 들며 “파리 테러의 여파가 향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지만, (시장의 시각을 종합해보면) 현재로서는 12월에 금리인상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음에도 미국이 금리인상을 강행하려는 배경에 대해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금리 부문에서의 위험추구 행위가 지나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패턴과 달리 미국이 이번엔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신흥국의 과도한 민간부채로 인한 국제적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했다. 그는 ‘신흥국 부채가 위기를 낳을 시기를 언제쯤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일부 취약한 신흥국의 재정상황 등을 볼 때 금융 불균형이 일어날 여건은 상당히 성숙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 경제의 취약점으로 “단기적으론 글로벌 여건에 따른 성장세 둔화와 저유가로 인한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있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경제정책 방향은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특히 제조업 성장률이 떨어진 데 상당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대한상의 회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대표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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