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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서울 인구 1,000만 무너진다

입력
2015.1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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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000만명 넘어선 이후 28년 만에

집값, 전셋값 상승 등으로 이탈 가속화

인파로 넘쳐나는 서울의 거리. 게티이미지뱅크
인파로 넘쳐나는 서울의 거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43)씨는 다음달 경기 부천시로 이사를 하기로 했다. 대학 진학 때문에 상경한 뒤로 25년이나 살아온 서울을 떠나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천정부지로 오르는 전셋값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박씨는 “주변을 둘러봐도 요즘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인구가 빠져나가는 유출 비율로 따지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단연 압도적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초 1988년 이후 유지돼 온 인구 1,000만 시대가 28년 만에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통계청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 10월31일을 기준으로 서울 인구는 1,004만 5,027명으로 9월에 비해 1만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말(1,031만2,545명)과 비교하면 26만7,518명이 줄어든 것으로, 불과 5년 만에 서울 인구의 2.5%가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인구 감소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 말(1,010만3,233명)에 비해 10월까지 5만8,206명이 줄어들어, 2010~2014년 기간 동안 줄어든 연 평균 인구 감소량(5만2,328명)을 이미 뛰어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중반부터는 매달 8,000명에서 1만명까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구 감소세는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인구 수로도 쉽게 알 수 있다. 통계청의 ‘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 3분기(6~9월)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사람은 총 3만7,520명이었다. 2분기(3~6월) 3만7,171명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 1분기(1만6,565명)보다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전체 유출 인구를 봐도 9만1,256명으로 전국 시도 중 압도적 1위다. 2위인 대전(1만4,294명)을 7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 올해 4분기(10~12월)에 3만7,000명 정도가 줄어든다고 한다면 서울 인구는 올해 말에는 1,000만8,000명 가량, 그리고 이르면 내년 1월에는 1,000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28만6,503명이었던 1988년 이후 28년 만에 1,000만명 선이 무너진다는 얘기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동산 가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0월 현재 3억6,271만원. 1년 전에 비해 18% 이상(5,563만원) 치솟았다.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지 못하고, 그렇다고 월세 전환에 따른 부담 또한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의 탈 서울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의 유입인구가 꾸준히 느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이 된다. 올해 1~9월까지 경기도의 전입자는 총 6만3,981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한국인구학회)는 “부동산 가격에 따른 이탈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상경한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다”며 “더구나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는다는 것을 감안할 때 서울의 인구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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