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리턴 매치'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숙적’ 일본과 다시 만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8강전에서 7-2로 이겼다. 이로써 대표팀은 이날 타오위안 구장에서 푸에르토리코를 9-3으로 꺾은 일본과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한국 야구가 일본의 심장부 도쿄돔에서 일본과 맞대결을 벌이는 건 2009년 3월9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6년 만이다. 날짜로는 2,446일 만이다.
대표팀은 쿠바 마운드를 상대로 13안타를 뽑아낼 만큼 맹렬한 공격을 뽐냈다. ‘안방마님’ 양의지(28ㆍ두산)의 활약이 돋보였다. 양의지는 1-0으로 앞선 2회 무사 주자 1ㆍ3루에서 맞은 첫 타석부터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도망가는 점수를 뽑아냈다. 가장 중요한 한 방도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양의지는 5-2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다섯 번째 투수 혼데르 마르티네스의 2구째를 받아 쳤고, 타구는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강렬한 한 방이었다. 양의지는 이날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수비에서도 양의지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양의지와 호흡을 맞춘 선발 장원준(30ㆍ두산)은 4⅔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초반 쿠바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임창민(30ㆍNC)과 차우찬(28ㆍ삼성)도 양의지와 배터리를 이뤄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해내며 승리를 합작했다.
묵묵히 늘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에 더 빛났다. 양의지는 지난달 NC와 플레이오프에서 파울 타구에 오른발을 맞아 엄지 발가락 미세 골절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온전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태극마크를 위한 책임감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회 초반 발가락 상태 때문에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기회가 오자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며 대표팀 안방마님의 힘을 보여주는 중이다.
이제 시선은 다시 일본으로 향한다. 한국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에 막혀 이렇다 할 공격 한 번 펼쳐보지 못한 채 자존심을 구겼던 대표팀은 설욕을 노리고 있다. 고쿠보 히로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4강 진출 후 일찌감치 오타니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대호(33ㆍ소프트뱅크)는 “한 번 당할 수는 있지만, 두 번 당하는 건 웃긴 거다”며 일본전 필승을 다짐했다. 대표팀은 18일 도쿄로 이동한다. 한편 8강전에서 네덜란드를 6-1로 꺾은 미국과 캐나다를 4-3으로 이긴 멕시코는 20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타이중(대만)=김주희기자 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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