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쓸개)에 크기 5㎜가 넘는 용종이 있다면 대장에 용종이 생길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1.8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 동안 담낭 용종과 대장 용종은 비만과 당뇨병, 대사성증후군 등 위험인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연관성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았다.
이태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를 방문해 복부 초음파와 대장 내시경을 받은 환자 4,626명(평균 나이 47세)을 대상으로 대장종양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담낭 용종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 용종이 있을 가능성이 12% 더 높았다.
또 담낭 용종 크기에 다른 위험분석에서는 5㎜ 미만의 담낭 용종 환자는 담낭 용종이 없는 사람보다 대장에 용종이 생길 위험이 1.12배, 5㎜ 이상이면 1.79배 높았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소화기병학회에서 발표했다. 또한 이번 연구결과는 일본소화기병학회에서 우수포스터상을 받았다.
이 교수는 “뚱뚱하면 대장에 용종이 잘 생긴다는 연구결과는 나온 적이 있지만, 담낭 용종과 대장 용종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한 연구는 처음”이라고 했다.
담낭 및 대장 용종은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나 비만인 사람에게서 잘 생긴다. 기름진 음식이 체내에 지방을 쌓이게 하고, 쌓인 지방이 콜레스테롤로 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담낭에 흡수되면 담낭 용종이 생기는데, 대장 용종도 같은 과정으로 생긴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도 용종이 잘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 높아서다. 이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인슐린 성장인자를 많이 분비한다”며 “이 물질이 과다 분비되면 대장과 담낭 점막에서 세포가 증식해 용종이 잘 생긴다”고 했다.
따라서 이 교수는 "담낭에 용종이 있다면 5년 주기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대장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발견하는 대로 떼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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