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권 반납 SK네트웍스ㆍ롯데쇼핑 급락
면허 따낸 신세계ㆍ두산도 반짝 상승 후 급락세
사업유지 불안감ㆍ경쟁 치열 전망에 약세 분석… 호텔신라에도 급락 불똥
면세점 사업권을 더 이상 호재로 보지 않는 걸까. 지난 주말 시내 면세점 사업권 심사에서 희비가 엇갈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16일 큰 폭의 등락 끝에 일제히 맥을 추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의 전반적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면세점의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한 신세계와 두산의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 개장과 함께 급등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랠리는 오래 가지 못했다. 서울면세점 사업권을 새로 따냈고, 기존 부산 면세점 면허까지 지켜낸 신세계 주가는 장 초반 13%대 급등세를 보였으나 결국 차익실현 매물 등이 쏟아져 나오며 전 거래일보다 3.52%(9,000원) 오른 데 그친 26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에 새로 사업면허를 얻은 두산 역시 장 초반 20% 가까이 수직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 오히려 전 거래일보다 5.26%(6,500원) 내린 11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사업권 반납 업체들의 낙폭은 더욱 컸다. 23년 만에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을 폐쇄하게 된 SK네트웍스는 무려 21.65%(1,600원)나 폭락한 5,790원까지 고꾸라지며 장 중 한때 52주 신저가(5,690원)까지 경신했다.
경영권 분쟁에 더해 월드타워점 면허까지 내준 롯데도 된서리를 맞았다. 비상장사인 면세점 운영사(호텔롯데) 대신, 그룹의 상장 유통사 롯데쇼핑이 5.65%나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향후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차질이 빚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이번엔 심사 대상이 아니었던 호텔신라 주가 또한 13.3%(1만3,700원)나 급락한 8만9,300원까지 내렸다.
시장에선 면세점 면허가 5년마다 바뀔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와 사업자간 경쟁심화 격화 전망이 면세점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면세사업은 투자액이 큰 ‘규모의 경제’와 오랜 영업 노하우가 중요한데, 이번 심사로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진 셈이어서 향후 과도한 주가상승 기대감은 낮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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