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성인영화 '친구엄마'는 제목만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논란의 여지도 많다. 그러나 이를 막장으로 치부하기에는 대중문화 전반에 막장 요소가 훨씬 다양하고 세다. '친구엄마'는 2013년 엄마 영화 열풍을 일으킨 '젊은 엄마'의 새 시리즈다. '젊은 엄마'는 성인영화에서 몇 안 되는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파격적인 설정을 탄탄한 스토리로 스크린에 옮겨 수많은 상업영화들을 제치고 그 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됐다. 엄마를 다룬 성인영화로 '갓자관'이라 불리는 얻은 공자관 감독을 만났다.
-'젊은 엄마'에 이어 또 엄마다.
"엄마시리즈를 고집하지 않는다. '젊은 엄마' 이후 옆집, 윗집, 뒷집 등을 비롯해 친인척 시리즈가 많이 나왔다. 시리즈는 트릴로지(3부작)로 끝내야 적당하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신선한 다른 프랜차이즈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
-언론시사와 GV도 진행했다.
"성인영화 홍보는 처음이나 다름없다. 상업영화로 따지면 독립영화 마케팅을 한 셈이다. '젊은엄마' 때는 홍보도 안했다."
-심의가 까다로웠다고 들었다.
"수위가 높아 제한상영가를 받을까 걱정했었다. 심의가 금방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삭제 없이 심의를 통과해 청소년관람불가를 받았다."
-'친구엄마'는 어떤 내용인가.
"대학생 경수가 짝사랑 여선배에게 차이고 친구 집에 놀러 가 20세 차이가 나이가 나는 친구 엄마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짝사랑 선배가 마음을 바꿔 찾아오자 친구엄마와의 사랑이 흔들리게 된다."
-친구엄마와의 로맨스가 가능한가.
"남자들의 판타지다. 친구의 엄마에게 욕정을 품는 내용은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봤을 법한 환상이다. 중학생부터 군대 갈 시기의 남자는 치마만 두르면 다 좋아할 만큼 짐승에 가깝다. 나 역시 중학생 때 잘 꾸미는 친구 엄마를 보기 위해 자주 놀러가 훔쳐보기도 했다. 그런 소재를 영화적 허구로 꾸몄다."
-경수가 친구엄마와 자고 나서는 누나라고 부른다.
"남자의 역학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남자는 지배하려 든다. 여자는 어린 남자가 그러니 귀여워 받아주는 것을 묘사했다. 조장하지는 않는다."
-극중 현옥이 엄마치고는 너무 젊어 보였다.
"설정 나이가 마흔 한 살인데 지금 그 나이의 잘 꾸민 엄마라면 가능할 법하다고 본다. 대본을 쓸 때 김성령 황수정 서정 배우를 염두했다. 현옥을 연기한 아리 나이가 36세라 설정 나이 차도 크지 않았다. 몇몇 배우는 실제 출연 접촉을 해봤는데 잘 안됐다. 어차피 후회할 일 해보고 후회하자 싶어 접촉했는데 상처만 깊었다(웃음)."
-남자주인공 경수가 자위하다 친구엄마에게 들키는데 무덤덤한 엄마와 대비됐다. 남자화장실의 청소부 아주머니가 생각났다.
"남자라면 엄마한테 들킨 적이 있을걸? 방문을 열고 사는 우리나라 집 구조상 발각되고 만다. 열심히 자위를 하는데 그걸 본 친구엄마는 무신경하게 '밥먹어'라고 말한다. 공감대와 보편성을 넣으려 했다."
-이례적으로 삼척 로케를 했다.
"다른 성인물과 차별점을 전달하고 싶었다. 돈을 아끼려고 하지 않았다. 대본 집필 때부터 동해를 고려했고, 바닷물빛이 예쁜 곳을 염두했다. 울진부터 포항까지 복고적인 느낌의 집들을 전부 헌팅했다. 요새 바닷가 집들도 개발이 슬레이트 지붕에 시멘트 벽이었다. 다행히 삼척 노곡항에 운명과도 같은 장소가 있었다. 집도 바다도 영화와 어울리는 곳이 있었다."
-집을 빌릴 수 있었나.
"집주인이 2~3년 전 드라마 촬영을 해봐서 진행방식을 잘 알더라. 200만원이면 된다고 해서 네고도 못하고 빌렸다."
-갯바위 정사신 등 촬영 당시 어려움은 없었나.
"8월 말에 로케를 진행했는데 낚시꾼들은 방파제로 가고 갯바위에는 사람이 없어 수월했다. 다만 그때 북한의 불바다 발언 이후여서 군인들이 '이 시국에 뭐하는 거냐'며 항의가 있었다. 두 세 시간 촬영이 연기됐었는데 전체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
"2억원 초반 정도. 표현을 하려면 돈이 든다. 제발 결제하고 봐달라(웃음). 성인영화하면 돈을 많이 버는 줄 아는데 유통사나 제작사가 돈을 번다. 내 경우 2002년 에로비디오 시절부터 일했는데 아직까지 술 한번 대차게 살 돈도 벌지 못했다. '친구엄마'를 처음으로 직접 제작에 나섰다."
▲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여주인공 아리가 데뷔작이라 고생했다고 들었다.
"연기를 못했다 생각했는데 편집할 때보니 아주 못하는 연기는 아니었다. 오케이컷을 찍으려면 10테이크 정도 찍어야만 했다. 6회차를 넘어가도 연기가 늘지 않아 짜증을 냈었다. 배우가 베드신 연기가 안돼 울기도 했다. 배우 스스로 연기가 안되니 힘들어했다. 금방 끝날 장면이 딜레이돼 힘들었다. 남자주인공도 심적 부담도 컸는데 상대배우 때문에 많이 고생했다."
-'누가바'로 은유한 에로신도 색다르다.
"원래 5년 전에 시도했었다. 음부와 음모가 나오지 않도록 심의 기준을 지키면서 은유적인 장면을 찍고 싶었다. 심의가 안 나올까 걱정했던 장면이다. 누가바가 살색이라 남자의 성기같고 녹으면 나오는 하얀 아이스크림이 체액과 비슷해 설정했다. 그 부분만 모자이크 처리할까도 생각했었다. 더 리얼해 보일 수 있으니까. 사실 대한민국에서 성인물 묘사가 너무 힘들다."
-성인영화가 여전히 음지문화다.
"과거 에로비디오가 활황일 때는 카페도 번성하고 에로배우의 팬덤문화도 있었다. 19금 성인영화의 수준 역시 예전만 못하다. 대충 만들어도 팔리니까, 그런 점이 아쉽다. 예전처럼 수준도 높고 커뮤니티 문화도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디시인사이드에 공자관 갤러리도 생겼으면 좋겠다(웃음)."
-에로 표현의 달인인데 결혼은 했나.
"4년 차에 7개월 된 아들이 있다. 아직 영화 표현에 있어 (결혼생활이)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기검열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19금 성인물 2~3편을 준비 중이다. 하나는 히키코모리가 앞집 여자를 훔쳐보다 집에 침입하는 가벼운 스릴러물이다. 또 공짜 섹스를 주제로 옴니버스물을 기획 중이다. 내년에 300~400개관에서 개봉할 수 있는 영화도 계획하고 있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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