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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핵심 타깃 ‘파리 11구’는 어떤 곳인가

입력
2015.11.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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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검식반이 테러를 발생한 파리 11구 샤론가의 카페 벨 에퀴프 밖에서 증거를 찾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14일 검식반이 테러를 발생한 파리 11구 샤론가의 카페 벨 에퀴프 밖에서 증거를 찾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는 유독 파리 11구에 몰려있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바타클랑 극장을 포함해 이곳에서만 최소 5곳에서 테러가 발생하면서, 왜 11구를 테러 장소로 택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파리 시민들의 입을 빌려, 파리 11구는 파리 사람들의 삶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장소이자 파리의 정신이라고 소개했다.

비극의 장소가 된 바타클랑 극장 외에도 최소 5명이 숨진 카페 본느 비에르,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카페 꽁뜨와 볼테르 등 파리 11구에 테러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일부 테러 발생 지점은 올해 1월 테러가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과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이라 1월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던 주민들을 다시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이곳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영화감독 마이 후아는 “테러리스트들은 샤를리 에브도 사건 이후 프랑스 국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 시민들은 파리 11구에 대한 공격은 ‘파리지앵’의 삶의 방식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이 지역은 수제화 가죽 부츠 가게, 아방가르드한 갤러리, 레코드 상점, 고급 레스토랑, 카페, 회당(유대교 예배당)으로 대표되는 젊은이들의 거리다.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과 허름한 공간도 남아 있지만 주로 ‘중산층 보헤미안’들이 많은 곳으로 대변된다. 파리 11구는 학생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이 살고 그들 대부분이 코스모폴리탄이거나 좌파 성향이다.

벤자민 하디다(27)는 사건 당일 이번 테러로 19명이 숨진 술집 ‘벨 에퀴프’와 같은 거리(파리 11구 샤론가)에 위치한 샤론 카페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무방비 상태로 있는 사람들을 공격했다”며 “여기는 젊은이들이 금요일 밤에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오는 장소다, 이번 테러는 인생의 즐거움을 향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라퐁텐 거리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프랭크 무크리키는 “예전에는 가난한 동네였고 수공업 작업실과 공장이 많았지만 지금은 유명 디자이너 상표가 붙은 가게나 옷가게를 볼 수 있다”며 “이곳에선 사회 각계 각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들이 파리의 심장을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지리적으로는 파리의 중심가가 아니지만 파리 11구는 파리 정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튀니지 이민자의 딸로 파리 11구에서 자랐다는 도리안 주울루는 “바타클랑 극장은 파리에서 유서 깊은 장소이자 아이콘으로 언제나 새로운 문화, 록과 반(反)문화의 핵심이었다”며 “IS는 바타클랑의 자유분방함을 공격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몽드 등 프랑스 현지 언론은 바타클랑 극장이 최근까지 수십 년 간 유대인 소유였기 때문에 테러의 핵심 타깃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바타클랑 극장은 실제 친(親)이스라엘 행사 장소로 자주 대관됐고, 당장 지난달에도 유대인 500여명이 모인 행사가 바타클랑 극장에서 열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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